남편은 싸움을 싫어한다.
아니 무서워한다.
특히 부부싸움은 시작하자 부터 미간을 찌그리고 도망갈 구석만 찾으려 한다.
난 아니다.
물론 나도 싸움이 싫다. 그렇지만 싸울 일은 싸워서라도 해결을 봐야 하지 어물쩡 뭉개고 넘어가면 언젠간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어릴 때 부부싸움을 아이 앞에서 하지 말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물론 악을 쓰고 싸우거나 치고 받고 하는 야만적인 행동이야 절대 안되지만
난 싸움을 바깥에 나가서나 애들 잠 재우고 낮은 목소리로 한다는 걸 자랑삼아 얘기하는 부부를 이해하지 못했다.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화해하는 가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데.
가능하면 그렇게 싸우려고 애썼다.
그런데 싸움을 싫어하는 사람하고 잘 싸우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난 싸움을 현명하게 잘 하는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