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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길 가르쳐주기

by merlyn 2009. 8. 13.


한겨레 블로그에서


아버지 병원에서 나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전철역 가는 길을 물었다.
가르쳐 주었음에도 그 아저씨는 고맙다는 인사도 안하고 횡~~ 가버렸다.
 
예전에 성당에 다닐 때 성경공부를 하러 우리 본당 수녀님과 명동성당에 가곤 했는데
종종 사람들이 내게 길을 묻곤 했다.
"수녀님, 내가 길을 잘 알게 생겼나봐요, 나한테 잘 물어보더라구~~"
수녀님은 웃지도 않고 답하셨다.
"내가 홍천에서 처음 서울 왔을 때 길을 하나도 몰랐거든요. 매일 누군가에게든 물어봐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오가는 사람 중에 제일 만만하게 생긴 사람을 골라 묻곤 했지요"
"에잉~~`"
 
만만해보이는 건 타고 났으니 할 수 없다 쳐도 왜 고맙다 소릴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
약올라 남편에게 그 얘길 했더니 대처법을 가르쳐준다.
<길을 물어보거든 반대 방향을 가르쳐 주어라. 그 사람이 고맙다 하거든 불러 세워
아! 제가 착각했습니다. 그 쪽이 아니고 이 쪽입니다 하고, 고맙다 소리도 안하고 가거든 그냥 내비둬라>
다른 사람들에게 이 얘길 해주면 다들 좋은 방법이라고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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