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사자의 심장
by merlyn
2009. 7. 10.
한겨레 블로그에서
어젯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더니 하늘이 죽이게 파랬다.
하루종일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으니.
아들더러 놀러가야겠다 하니 커피 뽑아
산책하잔다.
둘이 아파트 마당에 앉아 오랜만에 서울 하늘의 별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러다 문득 이젠 별이 되어버린 사람이
생각났다.
"사자의 심장을 못 가진거였지, 그걸 가졌어야 했는데"
얼마 전 조국교수 강연회에 갔었다.
마지막
질문하는 시간에 어떤 사람이 물었다.
정치하실 마음은 없으시냐고.
"정치는 사자의 심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자의 심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친구였고 부산지역에선 더 먼저 신망을
얻었던
문재인 변호사 경우 노대통령 못지 않은 능력과
의식을 가졌으나 딱 한 가지, 어떤 풍랑에도 견딜 수 있는 사자의 심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정치판에 나서지 않는 겁니다. 저도 역시 그렇습니다. 전 사자의 심장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난 조국 교수가 사자의 심장이란 단어를 입밖에 꺼냈을 때
그걸 갖지 못했던 사람이 노무현대통령이라
생각했다.
사자의 심장을 가졌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는 살아남았을 텐데.
아들이 그런다.
"자신만의 일에 라면 사자의
심장이 견딜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의 일에는 그럴 수
없었던거지"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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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갈마왕 2009/07/1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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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연대기인가요? 그 영화에 사자가 갈기를 뜯기우고 조롱과 멸시 속에서 죽어가죠. 그러고는 뜨는 해와 함께 부활을 하는
장면. 좀 유치할 수도 있고 어차피 판타지영화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 그 장면만이 그 영화에서 기억이
나네요.
남겨진 자에게 전해준 것이 무엇인가. 산자가 할 일이 무엇인가. 그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생명을 던지는 것이 어떤
마음에서 가능할지 조금 짐작이 가기도 합니다.
죽음을 미화하여 다른 의도로 삼아보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그저 이 세상에 산자로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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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09/07/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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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몫이 참 부담스러웠습니다. 두 번 다시 정치쪽에 관심을 두는 일은 말아야지
했지요. 절대! 그런데 그것도 답이 아닌 게 뻔하니 지금도, 앞으로도 내내 괴로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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