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스 베티>를 보다가 깜짝! 했다.
거기서 유명한 배우로 나오는 사람의 집이 다른 영화에서 본 그
집이라.
<스위트 룸>에서 배경이 된 그 집은 아마 헐리웃 꼭대기 어딘가에 있는 집일텐데
-설정으로
봐서-
<바보들의 사랑> 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보는 거다.
그만큼 유명한 집일텐데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구글에 두 영화의 이름을 넣어봤더니 나타났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 어떤 집.
영화 속 배경으로 나온 그 집은 의외로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2차대전 후 20여 년간 미국에선 Case Study House 라는 실험적인 주택 설계와
건설을 계획하고 실행한 모양이다. 거의 30여 채의 집을 당시 유명한 설계사들이 지었는데
영화에 나온 그 집은 22번째
집으로 Pierre Koenig 의 설계로 유리와 철재로 만들어졌고 Case Study House
22, 혹은 Stahl House 로 불린다.
http://www.iamnotastalker.com/2009/03/13/the-most-photographed-home-in-the-world/
지어진
연도가 1960년이니 무려 50년 가까이 된 집인데
여전히 현대적이고 새로운 느낌을 잃지 않고 있음도 놀랍지만
그 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그 힘이 더 놀랍다.
우리나라에선 오래 된 집이란 무슨 핑게를 대더라도 얼른 부수고
고층 아파트를 지어 들어 앉혀야만
할 대상일 뿐인데.
언젠가 신문 칼럼에서 읽은 적이 있다.
글쓴이가 어느 아파트를 지나는데 이런 프랭카드가
걸려있더란다.
<경축! 아파트 재건축 심의 통과!>
정확한 표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쨋든 내용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아파트가 너무 낡고 부실해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다시 지어야 한다는 결정이 난걸 축하한다는 거다.
내 집이 마음놓고
살 수 없는 곳임이 증명된 걸 축하한다니.
이런 나라가 어디 또 있을까?
아~~ 영화 보다가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마구
흘러갔다.
이래서 좋은 나라에 살아야한다.
가벼운 영화도 한 편 마음놓고 집중할 수가 없다니.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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