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별 게 아닌데 영 마음이 풀리질 않는다.
자신에게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아니 이상이 생기기 전에도
이를테면 건강검진
같은 걸 받는다 할 때도 며칠 전 부터 음식 조심, 술 조심, 잠 충분히 자는 것 까지
예민하게 챙기면서 내가 갖고 있는 이상에는 아예
무신경이다.
그렇다고 내가 일일이 알고 배려해 달란 것도 아닌데.
외식하는 게 싫다는 게 아니지.
그저 몸에 좋은 것,
입에 맞는 것.
아주 가끔씩은 나도 내 취향을 존중받고 싶다는 건데.
며칠 정말 몸과 마음이 힘들었고
그 힘든 사이에도 자신만
생각하느라 이쪽으로 고개돌릴 뜻 같은 건 아예 기대도 안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고기 먹기 싫다 했을 때
그래 오늘은 니 먹고픈 거 먹자
그 정도는 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 와중에
난 고기 1인분. 넌 된장찌개 먹으면 되잖아 하는데
정말 딱 내가 싫더라.
내가
정말 싫더라.
어떻게 살았기에 이런 말을 듣고 있는가 싶어서.
고혈압에 콜레스테롤까지 높다는 데 어쩌다 한 번 내가 먹기 싫은 것
그거 한끼 양보를 못하겠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된다.
정말 싫다.
그래 좋다 이거야.
당신
먹고 싶은 거 다 드시라고.
악착같이 챙겨 드시라고.
그런데 말이다.
적어도 나 참 괜찮은 사람아냐?
맨날 외식하자
그러고, 이딴 소린 하지말란
말이지.
보름달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