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퇴근한 아들 녀석이 토마토를 먹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묻는다.
- 엄마, 요즘은 왜 글 안써?
- 글?
글쎄. 모르겠네, 그냥 그렇게 된 거 같은데.
- 옛날엔 참 많이 썼는데, 전에 살던 아파트 안방에 있던 책상, 생각나? 거기 앉아서 맨날
글썼잖아.
- 으응~~~ 그땐 일을 했으니까. 이젠 늙어서 잘 안써져.
- 그게 어떤 기분이야?
- 음, 내가 생각하는 거랑 딱
맞게 떨어지는 표현이 안 떠올라. 그거 있잖아, 있잖아, 그러고만 있어. 그리고 생각이 많이 보수적이 된 거 같애. 점점 나이 먹으면서 새롭게
보게 되니 더 그런가? 어쩌구 저쩌구~~~~
아들 녀석의 문책에 그냥 몇자 썼다.
낙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