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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것

by merlyn 2020. 2. 18.



난 걷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다행히 잘 걷는다.

달리기는 젬병이지만 걷기는 잘해서 어제 같이 산책나갔던 남편은 넌 걷는 속도나 달리는 속도나 똑같다는 말도 했다.

음~~ 뭐, 비슷하지.


고등학교 시절 백미터 달리기 결승선에서 속도를 측정하던 체육 선생님이 나더러 다음부턴 뛰어오너라 하고 얘기했었다.

이런 젠장.

그땐 몹시 속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 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바로 그 선생이 해야할 일이 아니었나 싶다.


어쨋든

그래서 난 걷는 것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산티아고 순례에 대한 책은 거의 다 읽다시피 했고 (그런데 아직 안 가고 있다. 너무 많이 가니 가기 싫은데 사실, 더 늙기 전에 가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은 안고 산다) 미국 서부 종단트레일에 관한 책도 읽었다. 그 중 단연 <와일드>가 최고!


지금은 앤드루 포스소펠이라는 미국 젊은이가 쓴 <나는 걷기로 했다>를 읽고 있다.

그리고 그 어느 이야기보다 요즘 내가 갖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있다.

보통 빌린 책이 아주 좋으면 책을 덮어 버리고 사서 읽는데 이 책은 덮고 살 때까지의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 계속 읽는다.



p.s. 오늘은 날이 아주 춥고 이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이 눈답게 내렸는데 책 빌리고 두 군데서 장보느라 바빴다.

      그 바쁜 중에 찬 바람과 날리는 눈을 얼굴에 맞으면서 빨리 걷는데 아주 아주 기분이 좋았다.

      남편한테 찬 바람이 얼굴을 막 때리니까 정말 좋지? 헸더니 춥다 하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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