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낙서장

어떻길래?

by merlyn 2013. 3. 3.




 

식구들은 다 잠들었는데 혼자 앉아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Finding Forrester>를 봤다.

세 번째인가?

 

처음 봤을 때, 주인공 자말이 쓴 털모자가 정말 이뻐 '아! 나도 저런 모자 갖고 싶다 싶다~' 했지만


 


바로 이 모자^^

 

당시엔 이런 모자 쓰는 일이 그리 흔치않아 그저 희망사항이었을 뿐.


그런데 몇년 있다가 뺨이 토실토실한 막내 조카가 딱 저렇게 생긴 모자를 쓰고 왔는데 정말 귀엽고 예뻤다.

와! 이거 떙 잡았다 싶어

"준엽아, 고모 그 모자 한 번 써봐도 돼?" 했더니 얼른 벗어줬다.

신나서 머리에 뒤집어 쓰고 "어때?" 하고 얼굴을 디밀었는데.....

눈이 왕방울만하게 커진 녀석은 얼른 내게 가까이 오더니 누가 들을 새라 확 낮춘, 그러나 아주 간절한 목소리로

"고모! 절대로, 절대로 그 모자 쓰지 마세요, 절대루요" 이랬다.

 

도대체 내 모습이 어떻길래 여섯살 짜리 녀석이 그리 기겁을 할까.

그땐 녀석 놀라는 모습에 차마 거울을 보지 못했는데

매년 겨울이 되면 마트에 갈 때마다 저런 모양의 털모자를 골라 죄 써보며 킥킥거리곤 한다.

이뿌기만 한데~~ 하면서. ㅋㅋㅋㅋㅋ

 


 

어쨋거나 몇 번을 봐도 참 좋은 영화다.


"가족의 상실은 가족을 얻게 한다. 한 핏줄이기에 가족이 아니라 가족이기에 우린 한 핏줄이다"

  (영화 속 자말의 글에서~)

 

한때 난 꿈꾸는걸 포기했었다. 실패가 두려워서, 심지어는 성공이 두려워서. 네가 꿈을 버리지 않는 아이인 걸 알았을 때, 나 또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지. 인생의 겨울에 와서야 삶을 알게 되었구나.

네가 없었다면 영영 몰랐을 거다.

(영화 속 윌리엄 포레스터의 마지막 편지 중)





  디페쉬모드 2013/03/04 22:30
  구스 반 싼트 성장영화의 대부죠,굿 윌 헌팅도 좋았고요.
이 영화중에서 전 주인공 자말이 자신을 깔보던 교사를 한방에 보내는 게 아주 통쾌했습니다.
모자라.....그냥 써보세요.모자가 생활화된 저로선 모자가 여러모로 좋더라구요.  
  merlin 2013/03/05 22:41
  보고나서 막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책을 얼만큼 집중해서 봐야 책 구절구절을 다 외울 수 있을까 하구요.
전 어린왕자 정도면 그래도 알겠는데 아이구 그 어려운 책들이란!

제가 뭐든 몸에 조이는 걸 못 걸쳐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머리에 바람이 슝슝~~ 우쒸! ㅠ.ㅠ
새삼 모자를 써보려니 참 안 어울려 자꾸 써보면 괜찮을 거다 하는 마음에
모자만 보면 무조건 써보고 있답니다. 조만간 이뿐 모자를 쓰고 랄라라라~~  
  디페쉬모드 2013/03/07 21:52
  읽고 쓰고 반복하고 같은 주제로 공부도 하고 그러면 다 됩니다.  
  merlin 2013/03/08 00:59
  완전 염장에, 불내신 겁니다. 넘 하십니다. ㅠ.ㅠ  
  queen314 2013/03/06 05:17
  이런 모자는 어때요 ?
https://t1.daumcdn.net/cfile/blog/197DF3054BD99BB818?original  
  queen314 2013/03/06 05:21
  요런 모자도 이뻐 보여요.
http://gdimg4.gmarket.co.kr/goods_image2/middle_jpgimg/160/963/160963791.jpg  
  merlin 2013/03/08 01:02
  이 모자도 아닙니다, 저 모자도 아닙니다~~~ 이러면
진짜 제 마음에 꼭 드는 모자를 가져다 주실라나요? 신령님~~~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의 존엄  (0) 2013.05.04
나도 몰라  (0) 2013.03.09
함정  (0) 2013.02.23
천만다행  (0) 2013.02.20
새 수첩  (0) 201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