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뒤집어 썼더니 머리카락이 수세미 지경.
몽유병 재발에 밤새 잠 못들고 이 방 저 방 돌아다닌 결과 왼쪽 눈에 공짜 쌍꺼풀이!!!
그런데 야매 아니랄까봐 이쁘기는 커녕 퀭~~ 하니 없어 보여 보는 사람마다 킥킥거렸다.
할만한 것이라곤 물에 손 담그는 것 뿐이라 괜히 이 것 저 것 손빨래 했더니만
손목이 다시 살짝 시리더니, 30년 된 서랍장하고 씨름하다 결국 팔 고장내 먹었다.
양치질도 팔은 가만있고 얼굴을 흔들며 하는 지경. ㅠ.ㅠ
침맞고 빨리 나으려다 피까지 봐 팔뚝에 보랏색 멍까지 얻었네.
밥하는 건 물론이고 먹는 것도 고역.
한 끼에 불 하나 만! 을 외치며 버텼는데
35도를 깨는 신기록을 세운 날, 장보러 가다 퇴근하던 남편과 집 앞에서 마주쳤다.
"닭 삶아 먹게 한 마리 사와" 하는 말에
미쳤어? 하고 꽥!!! 하는 볼쌍사나운 짓을 했지만 당해 싸다고 생각했다.
생협 회원더러 그 얘길 했더니 남편분이 참 염치도 없으시네요 한다.
올핸 복날 생닭이 안 팔렸단다. 죄 훈제닭이나 양념닭갈비만 사가더라고.
결정판.
컴퓨터에 불났다.
책을 읽을 수도 놀러나갈 수도 없어 컴퓨터만 붙잡고 닥달을 했더니만
컴퓨터에 불이 나버렸다.
중요한 부품 피하고 디비디로 들어가는 꼭지에 불이 나 그 쪽이 녹아내렸고 파워에서 나오는 선도 녹아 벗겨지고.
부팅할 때 이상한 소리가 나긴 했는데 발로 걷어차니 조용해져 이 놈이 더윌 먹었나 하고 계속 돌렸더니만
그게 이리 되어버린 거다.
남편은 타는 냄새도 안 나더냐고 한심해 했지만 타는 게 어디 컴퓨터 뿐이었나!
방바닥도 타고, 화초도 타고, 공기도 타고, 내 몸에서도 불이 났구만 에어컨 빵빵 트는 사무실에 있던 사람이 뭔 탓은~~~
컴도사 막내 동생이 고쳐준다고 가져갔다. 이뿐 것.ㅋㅋ
지금? 아들 노트북 가지고 글 쓴다.
어쩃든 더웠다.
정말 더웠다.
선풍기 소리를 무서워해 평생 1단만 틀고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았는데
그런 증상도 급하니 없어지더라. 2단, 3단으로 빵빵 돌려봐야 더운 바람 밖에 안 나오니.
끝날 것 같지 않게 불길하리만치 뜨겁던 여름도 점차 힘을 잃고
며칠 전 부터 시원한 바람이 분다.
그제 밤엔 올 여름 처음으로 깨지 않고 푹 잤다.
더위가 무섭다.
정말 무섭다.
이제 정신 좀 차려야지.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할 거다.
완전 바보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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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돌팔이 2012/08/2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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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터가 왜 불이 났는지 이해가...
처가에는 에어콘이랑 전자렌지가 없거등요... 근데 이제 전자렌지만 없는
집이 될 듯 합니다. 진짜로 살인적인 더위였다고 실감했죠, 그 말을 듣고서 말이죠. 왠만하면 절대 안 사실 분이고, 아직까정 안
사셨는데...
거기 아마 올해 겨울엔 엄청 추울 것 같네요.
여긴 이번 겨울 꽤나 추웠습니다. 하루는 아침 출근
자동차 계기반 온도계에 4.0c랑 그 옆에 눈 결정체 아이콘이 뜨더군요. 추우니까 도로 위의 살얼음을 조심하라는 경고... 차 사서는 여기서 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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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8/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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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셨을거예요. 급하면 틀자~~ 하구요. 저희 집 에어컨도 그동안 장식용이었는데 이번에
제 구실을 조금 했답니다. 저게 없었더라면 마음으로 더 더웠겠다하는 생각이 들더구만요.
밤이 되어도 방 안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니 뭐든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몸과 마음이 곤죽이 되었다 해야하나 아유~~ 아직 못 벗어났습니다.ㅠ.ㅠ 알래스카나 호주로
도망갈까 했는데 문밖에 나가기가 무서워 가만있었다더라나 뭐라나~~~
영하도 아니고 섭씨 4도에 경고등이 켜졌다니 이거 진짜 그
쪽으로 이민갈까 고려해봐야겠습니다. 날씨가 이리 무서울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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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菁 2012/08/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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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위가 꺽였겠지..했는데, 어제 어찌나 또 덥던지요^^; 그럭저럭 여름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제가 여름에 사나흘 '더운가?' 하며, 더위를 모르는 사람인데, 올해는, 더워요, 더워도 너~~~무
더웠어요. 입맛도 없었잖어요...그쵸?!
블로그에 한사람이 2~3페이지를 채우기도 하고.. 요즘, 그런 블로그가
많네요. 나도 도배 좀 하자! 유치하게 화를 냈네요... 더우니까...성질도 까칠해져요... 올여름에 그렇게 더웠는디,
시상에...외식 한번을 안하고, 오직 내가 차리는 밥상만 기다리는 남편이 참 얄밉더라구요. 더구나 주방에서 나오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주방과 거실 사이에 문을 달아야겠다나요? 울남편요...간이 커지는 것 같어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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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8/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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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온도가 또 오르는데 제발 이제 그만 좀 하자~~ 응?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이랬답니다. 너무 오래 더위가
계속 되니까 이거 가을 겨울 없어지고 계속 이렇게 나가는 거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고 내년이며 내후년이며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뭐라해야하나 날씨에 완전 겁 먹었다 해야하나 하여튼 기가 팍! 죽었어요. 근데 웃기는 건 입맛도 없고 당연히 반찬도
부실해졌는데 살이 하나도 안 빠졌다는 거예요. 아니 움직이지 않고 가만있었더니 오히려 더 쪘어요. 기막혀서~~~ 저도 외식은 거의 안
했어요. 나가고 들어오는 길이 무서워서요.ㅠ.ㅠ 백숙 해먹자 한번만 더 하면 아예 부엌을 패쇄해버릴라 했지요. 그럼 간이 꽁 오그라들 것
같아서요.ㅋㅋㅋ
블로그를 그렇게 채우는 사람도 있었군요. 전 컴퓨터를 못해 잘 몰랐어요. 이래저래 청님 성질 돋구는
사람들이 자꾸 나오는데 언제 한번 뜨십시다. 제가 팔목만 좀 나으면 한판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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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건돌이 2012/08/2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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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람들... 워낙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들이 많아서리 웬만한 빈민층 아니라면야 집에다가 에어컨들을 씽씽~ 틀어놓고
살지요. 그런데다 여름에는 주로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먹으니 실내온도 낮추는데도 상당히 효과가 있답니다. 하지만 여기도 이번 여름
가뭄때문데 고생들이 많고 옥수수 농업이 중요한 지역인데 상당히 타격을 입었답니다. 제가 아이오와로 오고 첫 두해동안 풍년이 겹쳐 참
좋았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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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8/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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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씽씽~~~~ ㅠ.ㅠ 무척 부럽습니다. 거긴 우리만큼 전기요금이 안 비싼가봐요. 요즘 친구들 보면 다들
다음달에 전기요금 폭탄맞을거라고 걱정들이랍니다.
그러잖아도 땀 뻘뻘흘리며 밥하고 반찬하면서 한가지로만 해결하면 얼마나 좋아,
우리나라 밥상은 준비할게 너무 많아 하면서 투덜거렸어요. 그렇지만 마당 바베큐도 사양하렵니다. 미국은 모르겠는데 한국은 바깥도 완전
찜통이라 불피워 놓고 고기먹는 것도 무진장 힘들 것 같습니다. ㅠ.ㅠ
제가 베란다에 콩알만한 텃밭을 만들었는데 에어컨 몇시간 틀고
나가보니 실외기 더운 바람에 깻잎이 완전 시들시들해졌더라구요. 얼마나 미안턴지~~~ 여기도 너무 메말라 난리였어요. 이젠 또 비가 많이와
걱정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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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울 2012/08/3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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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와 power님의 사망에 애도합니다. 흑흑흑 저도 비슷한 사망을 당한지라 그 마음 이해합니다. 좀 덥다고 폰의
메모리카드께서 걍 사망하셔서리 바로 멘붕...하지만 올 여름에 드댜 옥상에 그늘막 설치...천정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막아냈습니다. 흑흑흑
그나마 그 덕에 살고 있습니다. 그날막 설치전에는 집밖을 나갈래야 나갈 수가 없었죠. 원적외선에 의해 떡실신 정신가출현상으로 방바닥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답니다. 애들은 말도 못할 정도로 헐떡이며 자고...ㅜㅜ 정말 무시무시한 여름이었죠. 그늘막 안쳤으면 '일가족 천정 원적외선에 의해
사망하다'라는 늬우스를 접했을 지도 모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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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9/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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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흑흑흑 ㅠ.ㅠ 정말 정말 말도 안나오게 더웠지요? 막강불덩어리태양직사포에 콘크리트가 활활 달아올라 해가 져도
온 집이 후끈후끈 식지 않고 계속 끓어오르더만요. 마음같아선 소방서 물차 가져다가 아파트 전체에 좍좍 퍼붓고 싶었답니다. 떡실신이라는
말씀에 진정으로 동감해요. 생각도, 행동도, 잠도, 책읽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한달이었습니다. 헥헥~~~~ 우리 서로
살아남았음에 하이 파이브라도, 짝!!!
정말 털달린 고양이들은 얼마나 더 더웠을까요. 한창 더운 날 우리 아파트에서 항상 사람
눈을 피해 다니던 젓소냥이 녀석이 벤치 그늘에 늘어져 쉬고 있었어요. 너무 더우니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온 모양인데 제가 서서 쳐다보니
에이쒸~ 하는 얼굴로 일어나길래 '괜찮아 그냥 있어, 내가 갈께' 하면서 지나가니까 도로 주저 앉더만요. 얼마나 더웠으면 이심전심이 되었을까
했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견디기 힘들었던 더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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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섬 2012/08/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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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글만 봐도 더워요... 이곳은 더운 기간이 정말 짧아서리.. 한 2주 25도 넘어가고 말거든요. 여기 살면
살수록 더위에 점점 더 약해지고 추위에는 강해지는듯.. 어쩌다 더운 나라에 여행가면 정말 죽을것같더라구요.. 내년에 한국에 여름에 갈거 같은데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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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9/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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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알래스카나 남반구 호주 같은 곳으로 도망가야겠다 했다가 짐싸고 공항까지 가다가 더위먹을까봐 그냥 주저 얹았다는~~~~
ㅋㅋㅋ 정말 정말 부럽습니다. 제가 햇빛을 참 좋아해 남들 모자쓰고 이상한 마스크로 얼굴을 싸고 다닐 때 히히히~~ 하면서 부러 햇살
받으며 걷는데 이번에 완전 두발 두손 다 들었답니다. 내년에 또 이럼 진짜로 짐싸서 섬님 동네로 도망갈거예요. ㅠ.ㅠ 아! 내년 여름에 서울
오신다면 서로 집 바꿔 지내면 되겠다! 으샤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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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페쉬모드 2012/09/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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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즈음 참 더웠죠? 거기에 날시도 들쭉날쭉해서 일하기가 고역이었어요. 컴은 이제 잘 되나요? 아니 그게
아니지...또 다치셨어요?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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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9/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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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이제 괜찮아요. 침맞는 것도 싫어서 그냥 엄살부리고 농땡이 치면서 버텼더니 살만하네요. 숨넘어갈 만큼
엄청난 더위를 겪고나니 사람 모양새로 돌아가기가~~ ㅠ.ㅠ
잘 지내시지요? 항상 걱정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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