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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미치는 줄 알았다

by merlyn 2010. 2. 24.


겨우내 묶어두었던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바람을 채워 넣으려 보니 
어느 XX가 공기구멍 조임쇠를 뽑아버렸다. 이런 망할 XX!!!!!
지난 번에도 한참 세워두었던 자전거에서 이 마개를 뺴버렸더구만, 그떄는 짐받이, 흙받이까지 몽땅 빼가서 사람 기를 올렸다. 잡히기만 하면 다시는 자전거를 못 타게 어쩌구 저쩌구~~~
 
길 건너 자전거 가게에 가져갔는데 마침 그 부속이 떨어졌단다. 이런 젠장할~~
난감해하는 날 미안한 듯 쳐다보던 총각이 갑자기 가게 앞 수채구멍을 여기저기 내려다보더니 아! 하고는 손을 겨우 집어넣어 마개 하나를 꺼냈다.
이건 부속 전체를 팔기 때문에 어쩌다 이 부분이 필요없는 사람들은 쓰던 걸 버리고 새걸 끼워가 이렇게 던져지는 게 있단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하는 수 없이 마개 훔쳐간 놈에 대한 복수는 잊어주기로 했다. ㅋㅋ

조임쇠 끼우고 공기 팍팍 넣고
그리고
그리고는 
자전거에 올라타고 한바퀴 도는데

아~~~~~~~~~~~~~~~~~~~~~~~~
정말 좋았다. 정말 정말 좋았다.
찬기가 싸악 가신 바람도 좋고 맑은 하늘도 좋고, 바람 빵빵하게 새로 넣은 타이어 느낌도 좋고, 어쨋든 다~~~~~~~~~~~~~~좋았다.
 
십분 달려 일 해결하고 집으로 가는 길만 남았는데 그냥 자전거에서 내리기 싫어
동네를 돌고 돌고 또 돌고.

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저 아줌마가 실성했나? 했을 꺼다.
혼자 히죽거리며 계속 돌아다녔으니.
그럼 어떄!
 
자동차 운전도 재밌지만 역시 자전거가 최고다.
열 다섯살 먹은 낡은 녀석인데 역시 우직하고 정직한 기계답게 가끔 손만 봐주면
으례 그런거지 하면서 한결같이 열심히 달린다.
 
 
 


호주돌팔이 2010/02/24 19:28
  이런게 원래 바람난 것 아닌가요???
이게 더 바람에 충실한 것 같습니다.... "로멘스"보담 말이죠.
근데 헬멧 쓰셨남유?
merlin 2010/02/24 20:23
  집에 가기 싫은 것도 비슷하네요.
'바람'이 이렇게 좋은 거라면? 에잇! 남편, 자식 다 팽개치고~~ ㅋㅋㅋ

근데 핼멧 안 썼습니다. 여기서 그거 쓰려면 아예 좍 들러붙는 사이클 복장해야할 겁니다. 그냥 볼일보러 타고 다닐 땐 아무도 안 쓰거든요. 안전에는 좋지 않지요.
늘낙지 2010/03/11 00:37
  여자 원어민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평상복에 사이클용헬맷을 쓰고 다닙니다
좀 어색해 보이기는 하지만...사람의 의식이라는게 저래야지....화이팅! 합니다
저도 자전거 타고 출근해볼까 고려만하다가 세월이........ㅠㅠ
merlin 2010/03/11 09:42
  안전을 생각하면 당연한 건데 잘 안되더군요.
남들 눈도 그렇긴 하지만 것보다는 제가 머리부분에 뭐든 걸면 머리가 아파요. 안경, 모자, 머리띠 ㅠ.ㅠ

하루라도 젊으실 때(죄송^^) 얼른 시작하세요. ㅎㅎ
편력기사 2010/02/25 02:07
  우리집앞에 세워둔 아기 손수레... 어제 사라졌답니다.ㅠㅠ
merlin 2010/02/25 08:29
  이런~~~ 아기 것을 가져가다니.
근데 맘놓고 욕도 못하겠어요. 오죽했으면 아기 것을~~ 라고 해야할 지
아기 것 까지 가져가다니~~ 해야할 지. 내참!
어쨋든 속상하셨겠네요.
호주돌팔이 2010/02/25 06:26
  어느 할머니가 끌고 가셨다고 생각해야죠 뭐...
할머니들 걷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수밖에요...
merlin 2010/02/25 08:33
  유모차는 200만원 짜리도 있다고 들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걷기에 도움되는 기구엔 별 발전이 없는 거 같아요.
유모차도 버려진 거 할머니들이 밀고 다니기 시작한 거잖아요.
호주돌팔이 2010/02/25 09:27
  제가 전에 쓴 고려장얘기에 사진 올린게 있죠...
그런거 한국에선 안 파는지 궁금하네요.
merlin 2010/02/25 14:53
  그거 여기서도 판답니다.
아주 가끔씩 보긴 하는데 낡은 유모차 끌고 다니는 분들이 더 많아요.
지금 찾아보니 이것도 꽤 비싸네요.
편력기사 2010/03/03 02:20
  아, 그거요? 영국에서는 자주 보았던건데.. 아마도 올해쯤 이면 유행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megumi 2010/02/25 10:00
  봄 내음을 맡으며 달리셨나요? ㅎㅎ

전 자전거 타면 학교 10분만에 오는데..
걷는게 왠지 더 운동 될것 같아서 (약 25분) 한여름 말고는 걸어다닌다는.. ㅎㅎ
merlin 2010/02/25 14:55
  달리면서 계속 외친 거 '봄이다~~~ 봄이 왔다~~~'

제 고민도 그거지요.
30분 걷는 게 좋을까 자전거타고 달리는 게 나을까?
자전거가 이기는 때가 더 많아요. ㅋㅋ
oflife 2010/02/25 16:59
  '가을동화'에서 문근영이 자전거 타던 모습...
'러브레터'에서 여주인공이 타던 모습...
가을과 겨울 자전거 풍경은 그려지는데,
갑자기 봄 자전거 풍경에 깜깜해지네요...
아마도 멀린님이 타는 모습을 상상해보아야 할 듯^^
merlin 2010/02/25 21:33
  크으~~ 상대가 너무 막강하네요.
계절로는 붙어 볼만한데 ㅋㅋ
어차피 상상으로 끝날 건데 멋지게 그려주세요~~~
바다와섬 2010/02/25 17:00
  와.. 멋지세요! 그런데 15년이나 한 자전거를 타시다니, 부품도둑은 있었어도 자전거를 통째로 훔쳐가진 못했군요^^
지난번에 서울 갔을때보니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이 생기고, 서울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이 는 것을 보고 사업고심하는 울오빠에게 자전거 가게 함 차려봐라 했는데, 막내동생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더라구요 -..-
혹시 그 착한 총각 가게 내 놓는다 하면 연락주세요~ ㅎㅎ
merlin 2010/02/25 21:41
  이걸 누가 가져가겠나~~ 할때까지 무조건 집 현관에다 올려두었답니다.
첫 자전거를 허무하게 도둑맞았거든요.ㅠ.ㅠ 없는 돈 아껴 장만한 거였는데.

15년 전에는 자전거 타고다니는 아줌마가 거의 없었어요. 사람들이 보건말건 신나게 돌아다녔지요.
바다와섬님 오라버니께서 오신다면~~ 저야 떙 잡는 거지요.ㅋㅋ
가게 뺀다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크뤼멜 2010/02/26 00:19
  저도 겨우내 자전거를 못 탔네요.
3월이 다 돼도 독일에는 좀처럼 날씨가 안 풀리는군요.
얼른 따뜻해져야 저도 자전거타고 동네를 좀 돌아다닐텐데...
merlin 2010/02/26 01:11
  여기도 갑자기 따뜻해져 제가 살짝 제정신이 아니다시피 한거예요.
평년 4월 날씨라네요.
독일은 자전거 타도 정말 기분나겠어요. 길이 좋을테니.
제가 동네를 뱅뱅 돈 것도 그 이상 나가면 너무 복잡해 달릴 수가 없어서였답니다. ㅋㅋ
대갈마왕 2010/02/26 17:18
  자전거 타본지 10년도 넘은 듯.... 탈 수나 있으려나요?? ㅎㅎ
원래도 막 도로며 골목이며 오르막이며 돌아다닐만큼 타질 못해서 겁이 납니다. 여의도광장하고 대학교에서만 타봐서요.
바람나서 자전거 타고 나가봤자 집에서 10킬로도 못가실테니 이래저래 모두가 유쾌한 바람이네요. 좋은데요?? ㅎ
merlin 2010/02/26 22:55
  제 남편이랑 똑같으시네요. 배우느라 여의도에서 한번, 연습해보느라 학교 운동장에서 한번. 그리고는 여지껏 끝이랍니다.ㅋㅋ
자전거는 배운 거 안 잊는다던데요. 걱정마시고 한번 달려보세요.
마왕님 사시는 곳에선 훨씬 수월할텐데요.
대갈마왕 2010/03/03 20:03
  저희 동네에서 자전거 타려면.... 베테랑이어야합니다. 국도에서 씽씽 달리는 차들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했다간 그 대역죄를 어찌 감당하려고요. 오래살긴 싫어도 지금 죽기는 싫습니다. ㅎㅎㅎ
merlin 2010/03/04 07:57
  어! 그러네요.
전 고양 쪽은 도로가 널찍해 자전거 길 정도는 다 있겠거니 했답니다.
차는 정말 무서워요. ㅠ.ㅠ
醉~ 2010/02/28 03:02
 
글이.

:)

아주 활력이 넘치고 건강합니다.

내용보다도.. 그 건강함에.
취~는 머.. 웃고 갑니다.

열다섯살 되었지만 답게... 우직하다. 우.직.
아주 그냥.. 싱그럽고 좋으네요.

헐~~

;)

merlin 2010/02/28 21:16
  우직하지요.
그래서 기계를 좋아한답니다.

제가 봄 기운을 전달해드린 것 같습니다.
기분 좋으셨다니 저도 좋으네요. ㅎㅎ
크리스 크리스 2010/03/02 15:07
  헐, 제 자전거는 아예 없어졌더군요.
merlin 2010/03/02 17:15
  제 첫번째 자전거가 그랬답니다.
자전거 못타는 남편한텐 맞춰주느라 바퀴도 큰거 샀는데
제대로 타보지고 못하고 도둑맞았어요.
에이 나쁜 XX~~
지금 생각해도 화나요.
미시건돌이 2010/03/07 07:40
  어렸을 때 집집마다 자전거 한대 가지기도 힘들었던 시절..
아이들은 자전거 가게에서 30분에 얼마씩 돈을 내고 자전거를
타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때는 정말 자전거 타는 맛이 감칠맛이었는데..^^
merlin 2010/03/07 10:50
  예 맞아요. 나름 잘 골라 페달 밟으면서 솩~~~~ 나갈 때 그 기분^^
참 좋았어요. 무진장 행복했지요.
그렇게 빌린 자전거로 아버지께 타는 법을 배웠었는데,
자세히 기억이 나질 않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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