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게 무례하게 굴었을 때 대응을 어디까지 해야하는 지를 구별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성질대로라면 '그냥 뺨때기를 갈겨버려?' 할
수도 있고
욕하고 '절대 안 봐' 할 수도 있고
좋게 말해 타이를 수도 있고
그냥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내가 평소 좀 믿거니 했던 사람이라면
얘기가 더 복잡해진다.
첫번째는 내 판단이 잘못되었던가에 대한 성찰이 먼저 튀어나온다.
난
그렇게 안 봤는데 이럴 수가.
이렇게 되면 댓가를 치르게 해야한다는 마음이 확 커진다.
그건 그 사람의 무례에 대한 응징 뿐 아니라
나의 불찰에 대한 응징도 합해지는 것이라 그 사람 입장에서는 좀 심하다 느낄 수가 있다.
그 다음으론 만약 그 무례가 오해에서
빚어진 것이거나
그 무례함의 정도를 내가 주관적으로 더 심하게 느낀 것이면 어떡하나 하는 문제다.
백인 백색으로 느끼고 판단하는
것을 다를 것이나
당장 당하는 내가 느끼는 것은 곁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그것보다는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럼 그 간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또 하나는 그 사람과 기왕에 아는 사이인데 이 사람과 게속 보고 살 것인가 아니면
이 일로 아예 얼굴을
외면하고 살 것인가도 행동하는 데 참고로 해야한다.
가족이나 동료라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겠고
그게 아니라면?
잘
모르겠다.
힘든 일이다.
어떤 경우든 힘든 일이다.
가능하면 다른 이들하고의 마찰이나 오해를 일으키지 않고 살려고
애쓴다.
그렇지 않으면 위와 같은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들게 되니까.
그럼에도 아주 가끔 이런 경우를 맞닥뜨리고 보면 참 난처하고
고통스럽다.
보름달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