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꼭 돈 때문은 아니겠지요? ㅎㅎ
by merlyn
2011. 12. 18.
퀸님께서 나의 건망증을 위로해주느라 올려 주신 글을 읽다가 느닷없이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친구 남편 회사에서 배우자도 같이 무료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통지가 왔단다.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검진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는데
위 내시경 하는 곳에서 수면내시경을 하겠느냐, 그냥 하겠느냐 묻더란다.
수면내시경을 하면 6만원을
추가로 내야한다는 말에 그 돈이 아까워 친구는 그냥 받겠다고 했는데
남편은 무서워 싫다며 수면내시경을 고집해 그러라고 하고 검사실에
들어섰다가,
그만 푸하하~~ 하고
웃고 말았단다.
검사실 한쪽엔 주욱~~ 침대에 놓여있고 반대쪽엔 그냥 의자만 주르륵 놓여 있었는데
남편들은 모두 수면내시경을
위해 침대에 드러누웠고 마누라들은 다 의자에 앉아있더라고.
수면내시경이 없던 시절, 내 남편이 처음 내시경을 받던 날,
검사
끝나고 나와 기다리고 있던 내게 (절대 병원에 혼자서는 안간다. 감기도) 욱! 해서 말했다.
'에이, 이거 하다가 죽는 사람 있겠더라.
진짜 죽겠더라니까"
위염이 있던 난 벌써 혼자 와서 몇 번을 했었는데. ㅋㅋ
물론 이젠 내 남편도 수면내시경을 한다. 돈
더 내고.
|
|
queen314 2011/12/18
09:50 |
|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의미심장 하군요....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저지레 많이한다는
편견은 남자(남편)들은 겁이 많아서 다 불어서 그런 것 아닐까 ?
저지레야 남자든 여자든 똑 같을 것 같은데
??? 아닌가 ?
| |
|
|
|
merlin 2011/12/18 18:15
|
|
주부는 전천후 해결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위치라 생각합니다. 좋은 싫든 전혀 모르는 일도 닥치면 그저
해내야하지요. 그러니 점점 겁도 없어지고 거기다 사회적 약자로 살다보면 겪게 되는 표현하기 힘든 아픈 상황들이 용감한 사람들로
만들어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남자들의 세상은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좁아지고 새로운 모험은 안하게 되지요. 물론 이른바
'정글'에서 감히 못 내밀던 속내를 집에서는 맘놓고 털어서 그렇기도 하겠구요.
| |
|
|
|
나리타산 2011/12/18 16:48
|
|
'아내'가 '엄마'로 겸업을 하는 그 순간 부터 우리는 승리하지 않았나요? ㅋ 아들 셋이면 호랑이도 무섭지 않다는 말도
들어 본 적이,,,( 이건 의미가 좀 다른듯,,ㅋㅋ)
저도 내시경 보통으로 한 적 있지만 누워서 했는디요,,, 내 꼴이 꼬옥
도마위에 물고기 같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좀 거시기 했었고,,, 이 의사를 내가 모,, 두번 볼것도 아닌데 싶어서 뻔순모드로 금방
전환했던 기억이~~ ^ㅇ^
| |
|
|
|
merlin 2011/12/18 18:23
|
|
그죠! 엄마, 주부는 그야말로 만능해결사가 되지 않고서는~~ ㅠ.ㅠ 알아야 하고 해내야하는 일들이 어쩜 그렇게도
무궁무진 다양한 지요. 알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때마다 땜빵에 야매까지~~ ㅋㅋㅋ 실감하시지요? 내시경도 수면으로 하면 한시간
가까이 걸리고 언젠가 내시경 해주던 의사가 자긴 절대 수면내시경 안한다는 소릴 줏어 들은 것도 있는터라 그냥 생짜로 견딘답니다. 근데 참
힘들긴해요. 전 아는의사한테 하는 터라.ㅠ.ㅠ 여기서도 누워서 해요. 대기하느라 의자에 앉아 있고 수면내시경은 주사 맞아야 해서 누워들
있는다네요.
| |
|
|
|
디페쉬모드 2011/12/18 22:31
|
|
저는 배우자가 없어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지 좀 제 몸에 둔감한 편입니다. 병원 안가본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오래전 그냥
과로로 병원에 간 일이 있었고 그때 의사가 제게 이런 말을 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건강함이 반드시 건강한건 아닙니다,몸을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그 이후 제 몸관리 스스로 하고는 있다곤 생각하는데....
| |
|
|
|
merlin 2011/12/19 08:47
|
|
가족이 있으면 아무래도 서로 더 챙기게 되지요. 디페쉬모드님을 생각하면 당연 튼튼한 모습이 딱 떠오르지만 그래서 더
관리를 안하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가끔씩은 검진 받아보곤 하세요.^^
| |
|
|
|
오후에 2011/12/19 10:19
|
|
'마누라들은 다 앉아 있더라..' 저도 웃었습니다. ㅎㅎ 전 절대 마눌 혼자 앉혀두지 않았습니다. 내시경이 무서워 아직
한번도 안해봤다는... 뭐 대충 조영촬영으로 때우거든요. ㅋㅋ
| |
|
|
|
merlin 2011/12/20 08:43
|
|
ㅋㅋ 오후에님은 안 그러실 줄 알았어요.ㅎㅎㅎ 대기실에 앉아 있음 정말 무서워요. 이번 검사땐 시간이 없다고 오후
3시에 했는데 (그때까지 굶었어요.ㅠ.ㅠ) 아무도 없는 검사실에 혼자 있으려니 후덜덜~~ 아는 의사분이 들어오시길래 된소리, 안된소리 마구
주절주절. 아유 창피해~~
| |
|
|
|
바다와섬 2011/12/19 19:03
|
|
으하하하.. 저희 신랑이 아직 내시경을 한 적이 없어서 언제 그런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엄청 궁금해지네요 ㅋㅋ 완전
건강한 신랑 병원 동행했던 적은 딱 한번 눈 수술 했을때..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저를 잡고 길을 가는데 10년동안 딱 한번 있었던 ㅎㅎ
| |
|
|
|
merlin 2011/12/20 08:52
|
|
우리나라 남자들이 유독???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긴 합니다.ㅋㅋㅋ 10년에 딱 한번 같이 가셨다면 씩씩한 분이실 거라는
확신이 팍! 옵니다. 아이 어릴 때 감기걸린 남편 성화에 아기업고 따라간 적도 있어요. 동네 아짐들이 그 꼴 보고 마구 웃었답니다.
ㅠ.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