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lyn
2008. 8. 7. 10:32
한겨레 블로그에서
음~~ 참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주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책에 홀려 빠져들었다.
늙고 못생긴 수위 아줌마 르네.
그 아줌마의
내면 일기.
부자와 인텔리들에 대한 콧방귀 아니 구체적 실증적 경멸.
그들이 쌓았다고 공고하다고 확신하는 것이 가진 균열과
부실함에 대한 일침.
그런 지적들의 묘사가 탁월하다.
<성공하고 싶으면 사람들이 잘 안 보고 연구가 많이 안 된 낯선
텍스트를 잡아서, 그것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무시하고, 거기서 저자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의도를 찾아서 그것을 원래의 주장과 비슷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변형하고 이렇게 하면서 모든 성사을 불태우고 ~~>
이런 사람들 참 많다.
요즘의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
내가 뭘 할 수 있을 까?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아주 사소한, 내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어려운
철학책을 무지 열심히 읽고 내면화한다해도
내가 정말 변할 수 있을까? 아니 내가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이런 온갖 질문에 한
가지 답이었을 지는 모르지만 그야말로 소설임을 잊어선 안된다.
사람이 결코 못 버리는 것이 명예욕이라고 한다.
르네는 정말 아무도
자신의 정체를 모르길 바랐을까?
그러지 않았으리라.
팔리에르에게 무심코 마르크스 얘길했지만 정말 무심코일까?
카즈로에게 내면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정말 싫었을까?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 헤매는 존재이므로.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들 하지만 그건 남자에게 속한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우릴 알아주는 이들을 찾아 산다. 언젠가 언젠가
하는 희망으로.
결말 부분 <행복한 자에게 계급투쟁은 돌연 이차적인 것이리라>는 구절에서 금희를 생각함. 사랑에
빠지니 권리쟁취의 장이었던 가정이 조화의 장으로 변하더라는 말과 일맥상통.
그리고 왜? 늙고 못생긴 아줌마의 궤도 변형이 왜
죽음으로 결말지어지는가? 이것 또한 세상의
폭력이다.
화분2 2012/06/28 22:31 언젠가 국화씨님이셨나 이 책 제 블로그에 한번 언급해 주셨는데 멀린님의 리뷰를 읽고서....주문하고 말았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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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2012/06/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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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블로거님 한 분께 선물해 드리고 다시 사려니 얼라, 절판이 되었더라구요. 중고서점에서 다시
샀지요. 독후감이 무척 궁금합니다.
음~~ 서투르기 짝이 없고 그저 머릿속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써버린 글을 한숨 푹푹 쉬면서
다시 읽고난 후 소감. 그래도 쓰니까 부끄러움이라도 남는구나 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글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내내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척 피곤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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