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lyn
2015. 4. 20. 17:08
다리 탓도 있겠지만 아주 오랫동안 멀리 외출은 안했던것 같다. SF소설 두 권 -것도 오래된- 빌리러 강남 개포도서관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남편 회사 근처에 내렸다. 같이 저녁 먹고 들어 가려고. 커피집 안은 사람들로 소란스럽다. 일 때문에, 그냥 잡담, 일과 잡담 사이. 대충 그래 보인다. 내가 집에 들어 앉아 이리저리 꼬물거리는 동안 밖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었다. 난 그냥 한참의 거리를 띄어두고 앉은 것 같다.
유리로 된 빌딩 겉 밖으로 오르막길을 차도 올라오고 사람도 올라오고 간간이 보이는 나무는 새싹에 연두빛이다.
좋다.
이렇게 자꾸 좁아져 갈거다. 사회랑 이어지는 문이 닫히고, 주위 사람과 나이 차가 벌어지면서 또 문이 닫히고, 내 편협함이 깊어지면서 잠겨들겠지. 안 그럴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