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에서 가져옴

지도책으로 산책하기

merlyn 2011. 1. 6. 09:00



장 쟈크 상뻬 Jean Jacques Sempe 의 <아빠는 엉뚱해 Catherine Certitude>를 읽었다.
읽다보니 파리 북역 근처의 길 이름이 도처에 나온다.
'로슈슈아르 대로의 가두 매점 앞에서',
'우리가 모뵈주 거리를 따라 걸어서',
'콜랭쿠르 거리를 따라 걸었다' 등등
그래서 야후 지도를 열어놓고 북역 근처에서 이 길들을 찾기 시작했다.
힘들지 않게 카트린느가 살고 있는 Haute ville 부터 다른 길들을 하나하나 발견했다.
난 지난 해 겨울 암스테르담에서 탈리스 기차를 타고 파리 북역에 내렸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그 길들을 따라갔다.
마치 그 길을 내가 걷고 있는 것처럼.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어! 이건 파트릭 모디아노 책을 읽으면서 하던 건데.
파리의 작가라고 불리는 모디아노의 책에는 파리의 구석구석 길 이름이 고스란히 나온다.
내가 처음 파리에 갔을 떄 묵었던 Cujas 거리도 나오고.
그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항상 지도를 펴놓았는데.
그러고 다시 보니 그림은 상뻬지만 글은 파트릭 모디아노가 썼다.
작가도 모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