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헛헛

merlyn 2014. 3. 23. 14:24




 
단어의 틀에 잡혀 들어 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을 되풀이 한다.
 
엄마
친구
가족
남편
아이
동생
정성
수고
노력
고생
 
사랑이나 양심같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가치에 내가 가진 커다란 걸 포기하고 덤불에 발을 얹기도 하지만
대부분 손톱 속 쬐끄만 가시가 세상에서 제일 아픈 거라 징징거리는 게 사람사는 모습인데
말이 품은 허망한 의미에 가슴을 벌렁댄다.
 
좍 늘어놓은 말들을 다시 보니
웃음이 난다.
 
참~~~ 내가 아님 다 똑같은 건데.ㅎㅎㅎ
그래도 나, 남이 너무 다른 건 싫다.
 
 


  나리타산 2014/03/23 22:45
  제가 뜻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참 어렵지요?^^
적당한 안전거리를 ^^ 꾸준히 유지하며 살기란
마치도 동굴속에 나를 던져 넣는 고통인듯 해요.
사오정 오바한거면 지송함다~~ㅎ

요즘 제가 사춘기
아니 노춘기가 오려는지 봄바람이 허파로 스며드는지....
쿄토에서 오사카로 돌아오는 편안해야할 푸욱신한 특급전철안.
뜬금엄시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눈물콧물마스카라 범벅에 난리도 아니였네요.
병원가야 할까요? 딱히 이유를 몰라 황망한 맘에
멀린님께 와 봅니다. ㅠㅠ


 
  merlin 2014/03/24 00:54
  우선
나리타님 꼭 껴안고 토닥토닥~~~~~~~~~~~~~^^

바로 맞히셨는걸요.
'적당한 안전거리'를 지키려 애쓰다가
내가 너무 야박하지, 이리 속이 팍팍해서야 하면서 제 삘에 제가 넘어가 오바하고는 속앓이를 합니다.
그냥 내 부덕의 소치다 해야하는데 참 안되네요.
어찌 생각하면 누구 위한다 내세우면서 결국 내 속 편하자고 했을 일인데 말입니다.

그저 모자라는 제 짐작으로는
한 몸으로 많은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시다 보니 많이 지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손 갈 아이도 없이 그저 단출한 살림에 여전히 낑낑 거리는 제 주제에 주부들을 근본으로 괴롭게 만드는 게
죄책감이 아닌가 하며 (제 행동에 비해) 과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한 몸으로 문어다리 역할을 하면서도 (이것 절대 제 얘기는 아닙니다요) 조금만 부족해도 조금만 어긋나도 마음이 고꾸라지게, 세상이 주부랑 엄마들을 그렇게 만드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저 역시 오바한거 아닌가, 그렇다면 죄송해요.

벗꽃이 화사한 계절이 되면 떠오르는 나리타님 모습.
치마에 멋진 부츠 신고 꽃잎 휘날리는 봄 길 위로 자전거 달리시다 보면 조금 마음에 환기가 될 터인데
너무 바쁘시지요. 그래도 조금만 견디시면 꼬맹이도 무럭무럭 자라 한결 나으시지 않을까 위로도 못되는 말만 길게 늘어놓았습니다.
힘 내세요.^^  
  황새울 2014/03/25 01:02
  지난 주에 일때문에 어느 샤시 공장에 가게 되었답니다. 요즘 경기 여파가 있는지 공장 가동률이 30%정도 밖에 안되고 그나마 있는 직원들은 그래도 정말이지 가족적인 분위기였었답니다. 사장인 동기녀석과 일하러 가서 녀석은 담당자와 얘기하러 가고 난 뒷정리 하고 있는데 그곳 공장 사장의 부인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살포시 웃음 지으시더군요. 머리도 동여매고 머리띠도 하고 있으니 그러려니 했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기녀석과 현장을 떠나는 차안에서 '야, 내 충격적인 얘기 들었다' 그러기에 '뭔데' 이러니까 하는 말이 내가 지 마누라인줄 알았다는군요. 부부가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구나라며 므훗하게 미소지었다는 그 사장의 부인 그런데 담배 뻑뻑피고 자세히 보니 남자더라는 그러면서 녀석 '니캉 못다니겠다' 이러더군요. 머리카락을 기르면서 거기다가 파란색 머리띠를 하고 다니다보니 느낀 건데 여자든 남자든 머리띠에 다 넘어가더군요. 곡절들이 많은데 1절만...ㅋ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누구나 어떠한 생명이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설레이고 슬퍼지고 새로움을 찾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멀린님이 얘기하셨듯이 틀에서도 벗어나고 싶어지고 나리타님이 얘기하셨듯이 눈물이 흐를 때도 있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싶네요. 누구나 한번은 꽃이 되어 피고 싶으니까요.
꽃이 될려면 광합성을 많이 해야합니다.  
  queen314 2014/03/26 10:21
  때가 되면..... 자신에게 자신이 상을 주어야 할 때가 있답니다.
가족 들도 그상에 다 같이 기뻐해야(옆구리를 찔러서라도..) 하고....

아들도 다 키웠겠다...
아들보다 크지만 더 어린 아들도....좀 내비두고...말이죠...

봄이 오면 어머니와 이모님 모시고...같이 제주도나 다녀오시죠? 인제 곧 유채꽃이 흐드러 지는 계절이 올텐데...

 
  merlin 2014/07/01 10:20
  그지요?
때때로 정말 상이 필요한데
아차! 하면 상이 아니라 ㅠ.ㅠ

제주도 말씀해주신 걸 읽으며 가슴 아팠답니다.
참 사연이 많은 봄을 보냈네요.
 
  오후에 2014/04/09 13:04
  다 명사들이네요. 이름 있는 것들.
불러서 꽃이 되기도 하지만 불러서 구분되고 가치가 부여되기도 하는.

왜 우리가 추구하거나 고민하는 것 문제가 되는 것들은 명사로 다가오는지 모르겠어요?

"나, 남이 다른 건 싫다" ---> 이말씀에 마음이 콕!  
  merlin 2014/07/01 10:22
  이름이 내보이는 것에 너무 혹~하지 말지어다.
가만 뜯어보면 결국 나 좋을라고 기대하는 거잖아요.
ㅎㅎ
그저 열심히 살아가렷다! 
 
  디페쉬모드 2014/04/16 15:56
  "그래도 나, 남이 너무 다른 건 싫다."

욕심이오.
 
  merlin 2014/07/01 10:22
  맞습니다.  
  황새울 2014/06/29 23:50
  멀린님 어디 가신거삼? 넘 조용해서리...흠...  
  merlin 2014/07/01 10:35
  안녕하셨어요?
수다쟁이 멀린이 없어 몹시 심심하셨으리라 제 맘대로 생각하면서 ㅋㅋㅋ
사실 저 위에 써 주신 글을 한참 전에 ㅋㅋㅋ거리면서 읽었는데 답이 몹시 늦었습니다.
제가 황새울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어도 동영상에서 열심히 율동하시는 모습은 뵈었는데
여자 삘은 그리 안 났던 걸로?
음~~ 파란 머리띠 탓인가 아님 그새 시골바람 쐬시면서 고와지셨나요?ㅋㅋㅋ
아줌마가 살포시 웃으셨다길래 오! 황새울님한테 마음이 있으셨나 했더니 아주 엉뚱한 쪽으로 빠져버렸네요.
남자들 꽁지머리나 그냥 긴머리 하고 다니는 거 전 참 좋던대요, 그래서 아들놈 머리 기르라고 꼬셨는데
안 넘어가더라구요. 머리통이 커서 밉대나 머래나.
절대 자르지 마세요.

저 햇빛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은 양산이랑 모자랑으로 피해다니는데 전 햇살을 마구 받으면서 광합성도 마구 하면서 돌아다니거든요. 덕분에 피부가 이뿌지 않지만요.
그렇게 하면 꽃을 피워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ㅠ.ㅠ

어쨋든 꽃을 못피웠거나 말거나 또 열심히^^  
  꽃 청 2014/08/17 23:59
  모르것어유...이젠 난독증도 ('난독증' 맞나?) 있나벼유.
갱신히 애기 하나를 키워내느라 버텨본 여름인디...가을 오니께, 또 버틸 생각만 드는규...
애기
애덜
새끼
아덜
압지
엄니
핵교
방학
우유
빠빠
맘마
깍꿍
사랑
젠장
된장
시체
놀이

아무리 봐도 빙빙빙 돌기만 하고...
이러다 정말 돌면 어쩌나? 싶은규...아이고, 이젠 읽어도 또 읽어도 소용없고...난, 정말 남과 다른규......어쩐다쥬?
외롭다.........
모르겠으니.........
애기가 자는디..........이 시간이 달기만 할 뿐이지, 쓰진 못하고 빙빙빙 돌기만 하니...외롭다......
나는 외로움...
그댄 고독한 구름...
죄송혀유......제가 급한대로 판피린을 사서, 시번 마셨는디 오락가락 하는 것이...타이래놀로 달랬는디,
어느 순간! 확! 간규......아무리 읽어도 모르겠으니...편의점이 넘 가까워서 문젠규.
이래서 약은 약국, 술은 편의점인디...으사선상님, 처방도 없이 맘대로 먹다가 이꼴이 난규.  
  merlin 2014/08/19 08:46
  제 마음이 오락가락하면서 쓴 글이라~~~
ㅎㅎㅎ 아무려면 어때요.ㅋㅋ

아기는 많이 컸지요? 첫발을 뗐나요?
아기가 제일 예쁠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잘 때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엄마 노릇이 정말 힘든가봐요. 쓰다 생각하면 죄책감까지 떠안아야하니까.

감기 걸리셨어요? 머리가 아프셨나? 판피린이 얼마나 독하던지 감기가 나았던가 기억은 안나고
속이 달려서 끙끙거렸던 생각은 나요. 한번은 감기약이 없어 애가 먹던 꽃그림 그려진 감기약 한 숟깔 먹고 어찌나 달고 독하던지 아기 감기약 어른도 먹어보고 골라야겠다 했었어요.
앞으론 꼭 병원가세요. 제가 그 사이에 애 봐드릴 수 있음 참 좋을텐데.
편의점은 제 단골 2차집이에요. 과자하나에 맥주하나 사서 지나는 바람 쐬고 옆에 아저씨 주정도 슬쩍슬쩍 들어보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