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그리핀 <맨 인 블랙 3>에서

merlyn 2012. 6. 22. 20:46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락영화.
<맨 인 블랙 3>을 봤다.

그런데 얼마나 울었는 지.
맨 인 블랙 보고 그렇게 펑펑 운 사람은 나 밖에 없을거야.
아침이라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괜히 가정사 문제있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뻔 했다.
영화 끝날 때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아 맨 나중에 나오면서도 고개 푹 숙이고 눈을 껌뻑껌뻑~~~
 
그리핀  Griffin
아르케니언 Arkanian 별의 마지막 생존자.
예지력을 갖고 있어 내내 두 주인공에게 미래를 알려준다.
 
그리핀의 그 커다랗고 맑은 푸른 눈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흔들거리더니
아폴로 11호가 발사되는 기지에서 그들을 막는 대령의 어깨에 손을 얹는 장면에서 부터 그냥 눈물을 쏟고 말았다.
 
왜 그리핀이 날 울게 했는 지 모르겠다. 
 
미래를 보는 능력 때문에 고통 속에 살면서도 그의 눈은 아름답고 행복하다.
"바로 지금은  많은 순간순간의 우연한 선택으로 이루어진 거야"
그 수많은 사건 속에 이루어진 선택을 지나 비로소 맞는 짧은 행복한 시간에
"인류의 역사 중에 바로 이런 때가 제일 좋아" 하며 코에 주름을 잡고 웃는다.
 
나이가 드니 웃음 코드도 바뀌어 버리나보다. 칫~~~
 
 


  화분2 2012/06/23 10:58
  봐야 쓰겄다고 생각했습니다.  
  merlin 2012/06/23 16:47
  진짜 재밌어요.
근데, 웃겨서 재밌다 한건 아니니 코미디 헛봤지요.ㅎㅎ
아이구, 주책이야~~~  
  국화씨 2012/06/23 17:18
  순간순간의 우연한 선택이란 말에 가슴에 확 닿네요..

전 얼마전에에 건축학개론을 봤는데..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저도 그런때가 있었나 싶어서..
누군가에게 풋풋한 설레임을 주고 받던 그때를 생각하며
자존감이 너무 없어진 요즘 생각에 혼자 많이 울었어요..ㅎㅎ  
  merlin 2012/06/25 21:10
  저도 건축학 개론 참 재밌게 봤어요.
괜히 가슴이 아릿아릿하고 코끝고 찡하고~~
그런데 제 아들 녀석은 재미 하나도 없더라며 뭐가 그렇게 답답해! 하길래
치~~ 그래도 그 시절 연애가 진짜 였네~~ 하면서 궁시렁거렸어요.

잘 하고 계신걸요. 그때야 실속없이 그저 마음만 설레던 시절이었고, 지금은 예쁜 아이들과 땅바닥에 발 딱! 딛고 현실을 알차게 살고 계시잖아요. 으샤~~ 으샤~~  
  디페쉬모드 2012/06/25 05:56
  테세우스와 사랑을 나누고 예지력을 잃게 된 페드라가 떠오릅니다.
미래는 볼수 있지만 그것을 바꿀 힘은 없지 않냐며 무덤덤하게 내뱉는
테세우스에게 반한 페드라는 이제서야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고 기뻐하죠.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도 여러가지 생각 해 볼 여지가 많은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론 감독 스스로가 자신에게 헌정하는 데뷔작 에이리언 1 편의 오마쥬 같은 느낌도 들고요.  
  merlin 2012/06/25 21:25
  멀린과 비비안느도 생각나네요.
하여튼 사랑이란~~~~
지혜도, 능력도, 자유도 다 포기할 수 있게하는 그 힘이 이제 내겐 없겠나?? 하고 뒤져봅니다.ㅎㅎ

'프로메티우스'는 예고편만 봤어요.
신화 속의 등장 인물들을 어릴 땐 다 외웠었는데 무슨 이름들이 그리도 복잡하고 비슷하면서 헷갈리는 지,ㅋㅋㅋ 디페쉬모드님 댓글보고 막 이리저리 뒤져 공부했는데 참 어려워요. 에휴~~
 
  queen314 2012/06/27 11:26
  아르고스 원정대에선 이아손과 메데아가 그렇죠 ?

저 어린 시절에는 일리아드에 나오는 카산드라를 몹시 동정했답니다.

눈에 보이는 미래 이야기를 이야기 해보았자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
사람들은 카산ㄷ드라의 이름다움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그녀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아무에게도 그것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저의 어린 시절은 그녀와 동일시 현상이 심했습니다.
내눈에 보였던 것이 왜 다른사람 눈에는 안보이는건지...
 
  merlin 2012/06/28 08:59
  사랑에 눈이 어두워지면 고통을 얻게 되고, 당당히 거부하면 외로워지는 게 여러 신화들 속의 "여성"들의 운명인가? 싶어요.
제가 멀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입니다. 남자이면서도 사랑에 눈이 멀어 끝을 다 알면서도 운명을 받아들이지요. 아! 끝을 안다는 게 여자들이랑 다른 면일까요?

전 어릴 때 저만 '생각'이라는 걸 하는 줄 알았답니다. ㅋㅋㅋ
 
  나리타산 2012/06/30 19:03
  맨 인 블랙 좋아 하시구나~^^
그러게요. 멀쩡해야 하는 때와 장소에서 흐르는 눈물만큼 난감한건 없지 싶어요.ㅠㅠ

In her sheos 를 보고 뜬금없이 울고 또 보고 또 울고 ㅠㅠ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와 미스터 다-씨가 호숫가에서 진심을 토로하는 장면,,,
이건 완전 눈물폭탄감이라능~~~ㅠㅠ

뜸~한 사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셨는지요?^^
장마가 한창인 오사카에요. 찌뿌둥~%  
  merlin 2012/07/02 18:03
  여긴 이틀 단비가 오더니 오늘은 구름만 찌뿌둥~~ 입니다.

제가 칼쌈이나 총쌈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 맨인블랙은 재밌게 생긴 외계인이랑 윌 스미스 땜에 아주 좋아해요. 근데 왜 그렇게 울었는 지. 그리핀 캐릭터가 참 긍정적이라, 제가 그런 느낌이 목이 말랐나 하고 새삼 뒤를 돌아봤답니다.ㅎㅎ 주책이지요.

잘 지내시지요?
좋은 일로 바쁘실거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맞지요?^^

In her shoes 는 못 봤는데 이번 주의 영화로 꼽아 두었습니다. 평이 좋던데요.
 
  kourien 2012/07/02 21:28
 
바쁠일도 좋을 일도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요기 못 들어 왔었어요.
아후~~ 이제 블로그 이상하고 어쩌고 하는 말 조차도 슬슬 지겨울라고 하네요.
멀린님 소식 궁금해서라도 들러보곤 하지만 당최,,,

인 허 슈즈 보시고 나리타산 왜 울은 고야~~~ 하실지도 ^�  
  merlin 2012/07/03 14:50
  대충 소개하는 내용을 보니까 가슴 찡할 영화던데요.
나리타님이 생각 나 더 울게 될 지도 모르지요. ㅠ.ㅠ

근데 우째 그럴까요?
뭐 바이러스 이런 게 붙은 걸까요?
나리타님 방만 유달시레 그런 거 같은데 뭔 방법이 없을라나요.
짜증나시게 생겼습니다만 그래도 안 하심 안됩니다요.
제가 다리 붙들고 늘어집니다. 

 
  오후에 2012/07/03 10:46
  상상력이 쫌 딸리는 저는 그 재밌게 생긴 외계인 땜에 피했던 영환데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merlin 2012/07/03 14:46
  그 외계인들은 다른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하고 좀 달라요.
외향만 희한하지 하는 꼴은 사람하고 똑같아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