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퀴즈 플레이] 폴 오스터

merlyn 2008. 9. 21. 22:05




예전에 읽었던 것 같아 쥐었다 놨다 했는데
안읽었던 건지 아니면 기억이 홀랑 날라간 건지
처음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내내 궁금해하며 읽었다.
정확히는 아니지만 '말타의매'가 이 비슷한 분위기 아니었나?
 
추리소설에 나타나는 사설탐정의 전형적인 모습,
냉정해야 함을 다짐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끌리는 걸
억제할 수 없게 만드는 미모의, 순진해뵈는 여자,
정체모를 덩치들의 협박, 이어지는 살인, 어지간히 두들겨 맞아도 무슨 훈장 하나 새로 단 듯 개의치 않는 주인공.
 
읽으면서 내내 폴 오스터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써내려갔을까
궁금했다. 이렇게 틀에 딱 맞춘 소설을 다 쓰고 나면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렇게 써도 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을라나?
 
난 원래 추리소설에 나타나는 절세미녀들에게는 별 흥미가 없다.
다 악마들일테니. 남자들에겐 그게 훨씬 위안이 되나보다.
진짜 세계에선 미녀나 추녀의 개념이 아니라 보면 알게 되 있는 거다. 오호~ 악마로구나.
 
그러나 부산에 다녀오는 지루한 길에 즐겁게 읽었다.
추리소설 본연의 의무를 충분히 다 한셈.



  화분2 2012/06/28 22:43
  멀린님도 폴 오스터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Mr.Vertigo, Moon Palace 읽으면서 천재다, 도사다,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merlin 2012/06/30 14:31
  폴 오스터. ㅎㅎㅎ
제가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대문사진이 폴 오스터가 어린 딸이랑 찍은 것이었답니다.
커다란 눈이 더 퀭~~해 보이는. 참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빵굽는 타자기>를 탐독했지요.
The Brooklyn Follies를 원서로 겨우겨우 읽었고, 바로 그 다음으로 What I loved 라는 책을 바다와 섬님이 소개해서 읽고 있는데 Siri Hustvedt 라는 어려운 이름을 가진 작가가 바로 폴 오스터 아내라고 해서 놀랬답니다. 우짜든지 상반기에 끝내려했는데 불가능. ㅠ.ㅠ 이건 제가 한동안 은둔생활을 한 탓이랍니다. 전철 탔을 때만 읽거든요. 사전을 찾아보려는 열망을 누르려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