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불 밝힌 약국

merlyn 2011. 6. 24. 01:08



요 며칠 너무 더웠다.
그래서 해 지고 난 다음에 동네를 걸었는데
집 근처 상가를 지나다 뭔가 이상하다 하는 느낌이 팍!
뭐지? 하고 다시 쳐다보니 약국에 불이 켜져 있었다.
그때 시각 오후 9시 30분.
약국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약사가 보였다.
거참, 별 일이 다 있네.
 
첨 이사올 때 부터 있던 약국이다.
약사가 사교성이라곤 (약사가 사교를 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사람 대하는 게 좀 그렇다는 뜻이다) 약에 쓸래도 없는데다 이거 하기 싫어 죽겠네~~ 하는 얼굴을 하고 있어 어쩌다 들를 때면 그닥 반갑지가 않았다.
그 흔한 '안녕히 가세요' 도 한 번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그러다 두어해 전 그 상가에 의원이 두어개 생겨 처방전을 들고 들렀더니
'많이 아프신가 봐요' 하고 아는 척을 한다.
얼라, 별 일이 다 있네.
그동안 맨날 소화제 진통제 박카스만 파는 것도 지겹긴 했겠다 싶었다.
처방전을 다루는 작은 변화가 저 사람도 변하게 하는구나 하고 좋게도 생각하고.
그런데 고만한 친절에 익숙해지기도 전, 그 약국은 병원이 문 닫는 저녁 7시만 지나면 어김없이 문을 닫아 걸어버렸다.
첨엔 여기만 그런가 했는데 동네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약국들도 하나같이 병원과 함께 칼퇴근을 시작.
어느 날 저녁, 너무 머리가 아파 퇴근하는 남편에게 진통제 부탁을 했더니 온 동네를 헤매다 그냥 들어왔다.
 
그러던 약국이 늦은 밤 9시 넘어까지 불을 밝히고 있었다.
뭔 일이지? 하다 떠오른 것.
아하~~ 수퍼에서 약 판다는 것 땜에 저러는 모양이구나!
혹시 싶어 다음 날 봤더니 역시 불이 훤히 켜져있다.
자신의 이익에 관련된 일엔 어찌 저리 민감할까.
 
원래는 여기까지 쓰려했다.
그러다 문득 약사의 일과를 생각했다.
보통 9시 열면 (여기 기준이지만 전에 살던 동네에선 8시 전에 문을 열었다. 신혼 때 워낙 자주 술 깨는 약을 사러가서 안다. 요즘은 물론 그런 일 없다!)
밤 9시 까지 (내가 생각할 때 문 닫기 적당한 시간이란 말이다)  12시간. 물론 누가 일당 주는 거 아니고 오래 문 열어 매상 오르면 다 자기 좋은 일이긴 하지만 어쨋든 꽤 고단한 일이다. 약사에게도 행복추구권은 당연히 있어야 할테니.
 
그런데 호주돌팔이님이 마트에서 약 파는 것에 대한 글을 올리신 걸 봤다. 
내용과 댓글에 다 동의할 순 없지만 내가 생각 못했던 부분을 지적하셔서 공감을 했다.
 
그런데 왜 약사 입장에 서는 일반인이 별로 없는 걸까.
정말 조중동의 영향력 때문일까?
약사가 고소득자라 배가 아파서가 맞는 걸까?
물론 이런 점이 크게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조중동이 뭔 소릴 하고 있는 지 전혀 모르고
약사의 고속득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왜 마트에서 약 파는 걸 학수고대했을까?
 
첫째, 난 요즘 약사들이 주구장창 입에 올리고 있는 이른바 복약지도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다. 사실 이게 뭔지도 잘 모르겠다. 하루에 세 번, 식후 30분 이건 마시고 이건 바르고~ 등등의 그냥 내가 봐도 알고 의사가 이미 얘기해준 말만 들었다.
바빠서 의사가 못 해준 이 약은 어떤 효과를 내는 거고 이건 이런 부작용이 있고~ 이런 류의 설명은 단 한번도 못들었다.
남용하면 큰일난다고 주장하는 소화제, 진통제를 종종 사러가는데 (고질적인 두통 땜에) 왜 그 약을 사가느냐 라던가 너무 자주 사가는 것 같다는 말도 들어본 적, 단 한번도 없다. 
 
둘째, 가짜 약사가 너무 많다.
시집 쪽으로 약사가 세 명이나 있는데 한 사람은 직접 약국을 운영했으나 일하는 사람을 쓰고 당사자는 맨날 외부 일로 바쁘게 돌아다녀 어쩌다 약국을 지키는 날엔 손님에게 '약사 선생님은 안 계세요?' 하는 소리까지 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약국에 면허 빌려주고 다달이 돈만 받아, 생활경제에 전혀 도움 안되는 문과대학 출신의 난 엄하게 대학에 헛돈 들였다는 말까지 들었다. 이 말 때문에 약사를 싫어한다는 애긴 전혀 아니다.
 
또 한번은 대형약국, 주르르 늘어선 하얀 가운의 아저씨들 중 한사람에게 구충제를 달라했는데 한번에 두 알씩 먹으라 했다.
집에 와서 설명서를 샅샅이 봤는데 한 번에 한 알이란다.
이상해서 몸소 다시 가서 물었더니 그렇게 써 있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두 알 먹어야 효과가 있고 다들 그렇게 한단다.
결국 제약회사에 직접 전화해 물었다.
어디 약사가 그따위 소릴 하더냐고 마구 뭐라 하길래 다시 약국으로 가서 다 환불해달라 했다.
암말도 안하고 그냥 환불해주더라.
 
셋째. 정확한 상품 이름을 대지 않고 막연하게 소화제! 하고 주문하면 항상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져 있고 값이 비싼 약을 내어 놓는다. 흔하게 쓰는 파스도 보통 4천원 짜리. (난 보통 1500원 짜리를 지적해서 산다. 비싸봐야 황토라든가 한방이라는 이름과 냄새만 나는 것일 뿐이니까)
 
넷째, 좀 크다 하는, 예를 들면 종로 5가 인근의 약국에 어쩌다 들르면 약사도 아닌 아저씨가 이상한 약 팔아보려고 온갖 어려운 수사어를 화려하게 쓰면서 어수룩한 노인들 홀리고 있는 장면을 허다하게 본다. 이건 약사가 아닐 뿐더러 아예 사깃꾼 장사치다. 그럼에도 한 번 제대로 단속받는 꼴을 본 적이 없다.
 
흔히 겪은 일이 이러하니 약사들이 국민의 건강권을 새삼 역설하는 모습에 나 개인으론 전혀 공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호주돌팔이님 지적이 맞다.
이런 모든 문제가 수퍼에서 약을 판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나라에서 법의 기준으로 단속하고 처벌해야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냥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이런 비리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아니 법이 정한대로 고쳐지는 꼴을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그동안 당한 것에 속풀이 하는 쪽을 쉽게 택하고 박수를 보내게 되는 거 같다.
 
거기다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로 약국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려져
동네에 있던 소박한 약국은(약사도 소박했던)  점차 없어지고 엄청난 자릿세 내고 병원 근처에 들어서는 약국만 남았다.
이런 약국 자리 괜찮은 것은 웃돈이 10억이 넘는다는 말을 들었다.
현재 그쪽에서 약사로 일하는 친구에게 들은 것이니 그리 엉뚱한 말은 아닐 거다.
그러니 여기서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넘어올 게 뻔하다.
게다가 비아그라에서 사후피임약까지 팔게 해달라고 우기는 걸 보면 에휴~~~ 

그럼에도 수퍼에서 약을 파는 일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이 쪽에서 뺨 맞는 거 싫다고 저 쪽에서 또 맞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약사들이 자신의 이익에만 민감하다는 평을 듣지 않고 그들의 입장에 공감을 얻으려면
우선 지금 소비자들이 불평하고 있는 이른바 잘못된 관행들에 먼저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
 
 

  호주돌팔이 2011/06/24 08:26
  자신의 이익에 관련된 일엔 어찌 저리 민감할까.
-> 다 그렇죠 뭐... 가락동 시장 옆에 아파트 짓고, 주민들이 나중엔 시장 옮기라고 쥐랄을 하더군요.

어찌 보면 약사들 이렇게 당하는 것도 그동안 자신들의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당할 명분을 만들었단 생각입니다.
한방/의료 문제에서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그건 여기서 말할 것도 아니고, 넘 복잡한 문제고...

professional integrity를 잃으면, 즉 도덕적 해이가 온다면, 뭐라고 할 명분도 잃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울 각하도 그렇잖아요...
비라가 어떻네 저렇네... 떠드시더라도, 다들.... '웃기네, 자신을 돌아보고나 한마디 하시지...'하고 생각할텐데...

약사들이 이번 기회에 성찰했음 하고요...
유통 회사에 자꾸 뭔가 더 허락하고 주는 것... 정말 무섭습니다.
마트들의 "갑질"을 보세요...  
  merlin 2011/06/24 16:15
  쥐랄한 주민들 여기도 있었습니다.
집 바로 옆에 청과시장이 있는데 딴데로 옮기라 하자고 도장 받길래 못 찍어준다 했어요.
자기 손해보는 일엔 다들 민감하지요.
그냥 당할 밖에 없는 부류가 단순 월급쟁이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더 많이 가진 계층이 손엣 것 뺐길까봐 머리밀고 굶는다 하면 그래 더 굶어봐라하고 욕하지요.

처음 수퍼 판매 불가 방침을 청와대에 올렸을 때 가카께서 격노하면서 약사는 얼마되지 않아 데모해도 안 무섭다 라고 말한 걸 인터넷뉴스로 보고 으악~ 했었습니다. 이 양반이 대통령과 독수리 오형제를 착각하고 계신가 해서요. 깜쪽같이 그 뉴스가 없어졌더구만요.

착하게 사는 사람 별로 없는 건 맞습니다만 그래도 있답니다.
안타까운 건 그렇게 사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 없다는 거지요.
이쪽엔 그동안 마이 묵은 약사들, 저쪽엔 이제부터 마이 묵을 대기업~~~

속 쓰리지만 그럼에도 수퍼판매에 다른 시선을 두자니 좀 억울하긴 합디다.
남편이 대형마트 컨설팅을 해봐서 아는데 어지간한 조폭조직 안 무섭다 하더군요.  
  queen314 2011/06/24 13:49
  그러면서 만날 "국민 건강"은 왜 들먹이는지.....
 
  merlin 2011/06/24 16:35
  제 말씀이요~~
좀 세련되게 시작했더라면 억지 용서라도 해볼 요량이 생겼을텐데요.

방금도 대형 약국 앞을 지나 왔는데 하얀 가운입고 서 있던 아줌마 아저씨들 약사 아니라는 데
커피 한 잔 걸 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무면허들이 진료하면 펄쩍 뛰고 고발이라도 하는데 약사들은 아예 스스로가 약사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증명하는 꼴이 되었으니 참 기막힙니다.
약대 문 앞에도 못 가본 사람들을 약사인 척 하게하고 약 짓고 팔고 권하는 일을 하게 하는 당사자가 바로 약사면서 국민 건강권을 손에 쥔 중요한 사람들인양 하고 있다니요. 이거부터 뿌리뽑겠다고 제대로 확언하고 실천해야 국민들도 편들어 줄텐데요.  
  호주돌팔이 2011/06/24 18:30
  늑대와 곰중 어느쪽을 골라야 할까요?  
  queen314 2011/06/24 20:20
  친구하나가 늦게 약대 졸업해서 약사가 되었는데....
개업한 약국마다 들어먹었답니다.

손님이 감기약 지으로 오면.....
"감기 낫는약은 없어요"
이런 식으로 말 하니 그놈의 약국이 되겠습니까 ?

결국 이혼당하고(부부 약사였습니다.) 사북 병원의 병원 약사하면서 술만 먹다가...
만취상태에서 기도가 막혀 죽은 변사체로 발견 되었죠.

좋은 친구였는데...

 
  호주돌팔이 2011/06/25 07:41
  오늘의 교훈:
"차카게" 살면 조폭이 되지만, 착하게 살면 변사체가 된다.
 
  호주돌팔이 2011/06/24 18:30
  늑대와 곰중 어느쪽을 골라야 할까요?  
  merlin 2011/06/24 21:43
  총을 가졌다면 늑대, 없으면 곰! ㅋㅋ  
  호주돌팔이 2011/06/24 14:24
  도둑질을 하던 살인을 하던 그 명분은 좋은 것을 써야 하죠...
주창하는 대로 국민 건강을 위해서 약이 너무 쉽게 구할 수 없는 쪽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넘 팍팍하게 따지지 마세용...
제가 보더라도 세상 착하게 사는 사람 별로 없더군요.

환자들 개개인 다들 하나씩 보면,
다들 나쁜 짓들 하는게 있고,
시키는대로, 옳은대로 하는 꼬박 꼬박 하는 사람 별로 없더군요.

지금이라도 약사들이 변하고 자성하면 좋은거죠.  
  queen314 2011/06/24 20:14
  나도 시키지 않는짓 한다고 애 엄마에게 욕 디기 먹어요.
자성은 맨날 하는데..... 시키지 않는짓 하는 게 만날 새롭다네요.
 
  호주돌팔이 2011/06/24 21:01
  남의 나라 걱정 그만 하란 소리도 많이 듣습니다만... 
  merlin 2011/06/24 21:45
  그노무 정이 뭐라고. ㅎㅎㅎ 
  나리타산 2011/06/24 19:25
  가짜약사는,,,
시골 장 설때 지네뱜달팽이굼뱅이두더지 푹~고아서 환으로 만든
변기도 깨진다는 정력제 팔던 그분들이 대형약국으로 진출 하싯능가베예~~ㅋ

예전에 이런 슬로건 있었죠." 약은 약사에게 진료? 치료?는 의사에게"
올매나 많은 야메^^ 약/의사가 있었으면 이런 게 슬로건이 되었는지. 참,,,
지금이야 말로 이 슬로건을 써야 할 때인데,,, 지도자가 야메라서 총체적 난국인가 합니다. ㅠ,ㅠ  
  merlin 2011/06/24 21:49
  변기도 깨진다는~~
ㅋㅋㅋㅋㅋ
실감이 확! 나네요.
말씀대로 지도자가 그러하니 뭔 말을 해도 좀 우습고 폼도 안 난답니다.
정작 본인은 별 상관 안 하시는 거 같아 더 안타깝지요.

요즘은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짝퉁 약사 보는 일이 드문 경운 아니랍니다.
그러니 굳이 편먹기 하자하면 참 난감하지요.  
  은가비 2011/06/24 22:14
  애들 키우느라 밤 늦게 나가본 일이 거의 없어서 이 글을 보니 그렇겠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약 안먹고 살 순 없나요? ㅎㅎ  
  merlin 2011/06/25 09:30
  아이 어릴 땐 상비약도 잘 챙겨놓았던 것 같습니다.
또 그땐 저도 젊었던 지라 머리 아프고 소화 안되고 이런 일이 별로 없었기도 했구요.ㅎㅎㅎ
약 안 먹고 의사 얼굴 안 보고 사는 게 정말 제일 좋은 일이지요.
 
  부추꽃청 2011/06/24 22:17
  읍내의 끝자락에 소박한 약국이 있는디,
꼭 사진을 찍어둬야지, 둬야지, 하면서도 깜박깜박 하네요.
한...80년도의 약국 모습?!
그리고, 읍내를 벗어나면 나무로 지은 2층짜리 건물(?)이 있는디, 척 보기에도 오래된 집으로 보여요.
역시, 약국이 있는디 아주아주 오래된 70~80년도의 약국처럼 보이죠.
자 . . . 그 약국에선 주로 무엇을 팔까요,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을 살 수 있지요.
두곳 모두 예전부터 9시까지, 휴일에도 문을 여는 것 같어요.
뭐...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근디 갑자기 늦게까지 문을 여는 약국이야 속 보이죠?!
처음에 의약분업 시작했을 적이... 진통제 사러 갔다가 6시5분에 문을 닫아버린 약국 앞에서 황당했었어요.
저같은 사람들이 휴일에 비상약이라도 떨어지면, 투덜투덜 했지요.
길목 좋은 곳에 약국... 왠만한 음식점보다 벌이가 괜찮겠지요.
웃돈 10억이라... 제가 인생을 몇번 살아야 벌 수 있는 돈이네요(5공화국 청문회때부터 억!억! 억이 벨 것 아니지만)
그 10억을 빼자면..약값이 비싸야 겠군요?
그렇다고, 비아그라니 응급피임약까진 너무했지.
뭐,한국남자들은 죄다 약해서 약이 있어야 섹스 가능하고,
여자들은 아무생각도 없이 맹해서 피임은 낭중에 생각하나?!)
왜?! 침대를 팔지... 라덱스, 물침대 등등.
이왕이면, 성인용품도 파시지...쩝  
  호주돌팔이 2011/06/25 07:47
  비아그라는 안 되지만,
응급 피임약은 적극 추천합니다... 그건 약국에서 - 제대로 복약지도 하면서 - 팔 수 있도록 했음 합니다.
여기서도 처방전으로만 구할 수 있게 하다가 약국에서 바로 구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반 강제로 떡을 치거나,
뒤돌아 보니 괜히 떡쳤는데 어쩌나...
하는데 응급 피임약이라도 없음, 그건 탈출구가 없는 문제죠.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 극단적으로 여자가 자살을 택하는 것보담 훨씬 낫죠.

세상엔 "급꼴"을 못 참는 사람도 있는데 어떡합니까...
예수께서도 당신은 구원하러 오셨지 단죄하러 오신게 아니고, 서로 도우라 했거늘...  
  merlin 2011/06/25 09:53
  응급피임약은~~~
저도 임신 결정권은 여자 본인이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 남자들이 피임에 무척이나 소극적이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지라 결국 또 여자만 책임을 떠안게 되어버릴 것 같습니다. 강제로나, 뒤에 후회하는 경우야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선택할 수 있음에도 최후 보루가 있으니까 자기 불편을 여자에게 떠 넘길 확률, 꽤 높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약, 부작용은 심하지 않나요?
 
  호주돌팔이 2011/06/25 18:03
  72시간내이면 거의 확실하고,
그냥 좀 구역질과 구토 정도이니까... 대부분 견딜만 합니다.

"비상구"로선 좋은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꼼꼼하게 하는 다른 피임법들이 훨씬 낫지요.
 
  merlin 2011/06/26 11:02
  그 정도(?)의 부작용이라면 한 편 다행이고 또 한 편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남자들에게 히든 카드 하나 쥐어주는 것 같아서요.
 
  부추꽃청 2011/06/24 22:36
  난 보통 1500원 짜리를 지적해서 산다. 비싸봐야 황토라든가 한방이라는 이름과 냄새만 나는 것일 뿐이니까-완전공감
후끈한 파스를 좋다고좋다고 해서 붙였다가, 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피부가 약하냐곤 묻지도 않았지요.
가만히 보면, 구경삼아 뜯어 볼 것도 많어요, 때비누도 있고, 마스크 종류만도 십여가지가 넘고, 애들 영양젠지 음료순지 종류도 많고, 먹이면 키가 클 것 같은 어린이 영양젠 따로 코너가 있고, 립스틱 진열 뺨치는 립클로즈들, 캬~ 야광이니, 뭐니뭐니 종류도 기막힌 콘돔을 보아라! , 또 친절하게도 달고 진한 커피까지.
읍내엔 몇년 전부터 '약장사' 로 불리는 곳이 있어요.
시골 노인네들 일 저지르면, 자식들이 몇백씩도 대납 한다고..
한방비누 한장 10000원,쇠붙이가 분명한 금 거북 등등
너도나도 모두 '약장사'로 부르는 것이 신기하죠?!
물론, 다 그렇진 않지요.
우리 마을의 한 약국은, 동네 소식을 약국 유리창에 쪼르르 붙였더라구요.
그냥 사소한 소식들...
약사의 취미인지, 만화 캐릭터로 보이는 인형(?)들을 놓고 있더라구요.
커피보단 녹차를 권하는 듯 녹차와 뜨거운 물이 있고.
복용 설명을 꼭 하고.
클래식만 듣고(약사의 취향이시겠지만^^)
농산물을 약국 앞에서 팔도록 하고.
대형 약국이라면, 어림도 없겠죠.
차라리, 콘놈 코너를 더 마련할 테지요?!
필요한(약 이외의 어떤..) 약국이라면, 마트에서 약 안 사죠^^; 
  merlin 2011/06/25 10:19
  약 짓는 거 기다리면서 저도 이것 저것 들여다보는데 가장 신기한 것이 때비누예요.
뭘로 만들었길래 때가 그리 잘 벗겨져 나온다는 건지, 궁금해서 써보고 싶은데 나중에 소비자고발 이런 프로에서 그 비누에 이상한 거 들었더라 하고 나올까봐 무서워서 안 샀어요.
여기 큰 병원 근처 약국들은 서로 경쟁이 심해, 약 사러 가면 바카스 비슷한 거나 쌍화탕 같은 걸 주거든요. 이게 방송에 나오더라구요. 이상한 성분 들어간 불량식품인데 제약회사에서 판촉용으로 뿌린다고. 그런 거 먹지말라 해야할 약국에서 그딴 걸 써비스라고 주다니. 버럭버럭~~
예전 살던 동네 약국은 아침 8시 전에 문 열고 밤 10시까지도 불이 켜져 있었어요. 누구에게 맡기는 법도 없었고 그 집 아들이 제 아이와 같은 유치원에 다녀 그런 얘기도 하고. 얼굴에 뭐가 난다고 난리하는 남편 데리고 갔다가 얼굴 깨끗이 씻으세요 하는 말도 듣고ㅋㅋ(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요) 술 깨는 약 자주 사러가면 안 됐다는 얼굴도 해주는 곳이었는데 지금도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큰 약국 가게 되면 젤 먼저 하는 일이 주르르 서있는 하얀 가운 아저씨들 중 누구에게 말을 하냐 결정하는 거랍니다. 가능하면 약사 삘이 나는 사람을 고르려하는 데 어차피 한 사람도 아닌 걸 알지요.
그 다음은 여지를 안 주기. 이거 주세요 하고 단도직입으로 얘기하지 않음 '그것보담 이거가''어차피 똑같아요'이런답니다.  
  merlin 2011/06/25 10:38
  근데 정말 피부가 약하신가보네요.
전 얇은 파스에는 알러지가 있어요. 그래서 두툼하고 시원한 것만 사는데 어쩌다 제가 쓰는 거 이름이 생각이 안나면 참 곤란하대요. 만든 회사도 모르니 그냥 포장지에 있는 그림 애기만 해요.

점차 철저한 돈의 논리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만도 정신 사나운데 그 와중에 국민건강권이라는 가치를 들어나와 걱정하는 얼굴을 하니 말이 안 먹히지요. 왜 이리 근본까지 자꾸 어지럽혀지나 무척 화가 납니다. 법도 있으나 마나 자격증도 있으나 마나~~ 항상 긴장하며 살게하는 세상이예요.  
  디페쉬모드 2011/06/25 01:43
  다 그런가봐요 저도 뉴스에서 몇번 접했지만 그리 심각하게 생각질 않았죠.

그냥 이것저것 상비약 구비해놓고 몸이야 지나칠정도로 건강해서 약국은 홈매트사러갈때외에는 가보는 일 없고 병원은 말할것도 없고요.

여러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들 하시는데 뭐 어떻게 풀리든 누군가 눈물흘리지만 말았음 하는 바램이예요--
 
  merlin 2011/06/25 10:43
  홈매트~~ ㅎㅎㅎㅎㅎ
모드님이 제일 무서운 거가 모기네요. ㅎㅎㅎㅎㅎ
무척 부럽삼^^

전 진통제가 없음 좀 불안해져요. 요즘에야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 있구나 하고 알게 되어 고치려고 애쓰니 많이 나아졌어요. 마인드 콘드롤이 안되서 그런 거겠지요?
그런 면에서 모드님은 든든하실 듯 합니다.  
  바다와섬 2011/07/14 23:47
  헉.. 대학 졸업까지 한국에 살면서 저에게 약을 파는 사람이 약사가 아니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동안 사기 당한 기분이에요.  
  merlin 2011/07/15 10:54
  제 남편도 약 파는 알바 했었는 걸요.
물론 직접 약국 운영하는 이들이 더 많았겠지만 자격증 빌려주고 돈만 받는 사람도 꽤 있었답니다.
몇 년 전에 방송 고발 프로그램에서 몰래카메라로 찍어 방송에 내보내 지탄받으면서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종종 본답니다. 제게 엉터리로 구충제 판 약국은 여전히 약사없는 체로 운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