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클린드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 캐럴 이스턴 지음

merlyn 2010. 6. 27. 23:49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자클린느 뒤 프레
첫장을 여니 눈에 익은 사진이 나타났다.
첼로를 가슴에 안고 연주하는 뒤 프레의 행복한 모습이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다닐 무렵 음악 애호가이면서 아마추어 클래식 기타리스트셨던 아버지 덕에 <월간 음악>이라는 잡지를 받아보는 호사를 누렸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온갖 소식을 다 전해주던 이 잡지가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묵은 잡지부터 새로 오는 것까지 심심하면 코를 박고 읽었다.

내 얄팍한 클래식 음악 지식은 그래서 그 시절 이후 늘어난 게 없다.
 

그 잡지의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소식 속에 내 마음을 가장 많이 뺏어버린 사람이 '자클린느 뒤 프레'였다. 불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금발과 굵직한 얼굴 윤곽이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는데 그 당시 종종 보던 노르웨이 배우 리브 울만과 비슷하게 보여 북구쪽 사람인가  생각했었다.
 
자클린느 뒤 프레 Jacqueline Du Pre는 영국 출신 첼로 신동으로 스무살도 되기 전에 온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다른 여성 첼리스트와는 다르게 힘있고 강한 주법으로 첼로를 활로 톱질해 반 동강 내려한다는 말까지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소탈한 성품을 가져 만나는 사람마다 그녀에게 반하게 만들었다 한다.
<월간 음악>에 거의 매달 실리다시피한 그녀의 연주 소식과 극찬의 평을 읽으면서 혼자 열심히 박수를 보냈고, 햇살을 연상시키는 환한 웃음 - 이가 다 드러나게 크게 웃는- 부~하게 일어나는 환한 머리카락을 볼때면 괜한 친근감에 마음이 행복했다. 그녀가 연주하는 첼로 한 음절 들어보지도 못했으면서.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그녀가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온 몸의 근육이 마비되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무슨 끔찍한 소식인가 놀랐지만 더 이상 그녀에 관한 소식은 실리지 않았고, 폐간이 되었는지 그 잡지도 더 볼 수 없었고, 나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점차 뒤 프레는 잊혀져갔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1987년 10월 신문에 실린 소식으로 그녀가 15년 가까운 외롭고 고통스런 투병생활 끝에 마흔 세살로 세상을 떠난 걸 알았다. 참 쓸쓸했다.
 
이 책 속의 자클린느는 따뜻한 가족처럼 보이는 액자 속 사진과 같은 가정에서 컸고 (정말 사진이기만 한) 그 속에서 항상 부모의 사랑에 목말랐던 것 처럼 보였다. 주위엔 기쁨과 사랑을 주는 존재였지만 자신은 항상 텅 비어있는.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 피아니스트이고 지휘자였으면서 이기적이고 야망에 가득찼던 다니엘 바렌보임의 후안무치한 행동이야 워낙 유명한 이야기고 부모 형제에게까지 외면당했던 그녀의 만년을 알게 되면서 많이 가슴 아팠다. (책에는 바렌보임을 꽤 동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는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이런 젠장할~)
병이 심해져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자신의 여성성과 존재감을 잃는 것을 무척 고통스러워했다고. 그럼에도 오랜 기간 여전히 제자들을 가르치고, 같은 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공개 행사에도 용감하게 모습을 나타내곤 했단다.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던 그 시절에도 그녀는 내내 외로웠고 원하는 건 따로 있었으나 -아이를 낳고 남편과 시간을 같이 보내는 따뜻하고 소탈한 삶 - 의지와는 다르게 쉴새없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연주하고 병 때문에 고장난 몸을 자신의 약한 정신력 탓으로 돌리면서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녀의 유명한 환한 웃음은 휑한 속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가장 아름답게 연주했고 또 좋아했던 곡이다.   
John Barbirolli가 지휘한 BBC 심포니와의 협연 동영상을 올리고 싶었지만 연주 화면이 나오는 게 없어 할 수 없이 Daniel Barenboim이 지휘한 걸 담았다.







P.S. 자클린느 뒤 프레는 유태인인 남편과 결혼하기 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유태교로 개종을 했다. 그래서 런던 교외에 있는 유태교 묘지에 묻혔는데 불행한 과거는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다니엘 바렌보임은 한번도 아내의 묘지를 찾은 적이 없다고 한다.




  queen314 2010/06/28 00:51
  그녀의 남편 Daniel Barenboim과 함께 연주한 뒤프레의 엘가는 참 역사에 남을 불후의 명연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그녀의 병마에 고통받았던 비통한 그녀의 삶을 투영하는 듯하지요.

저희 집 작은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연주자이지요.

그녀의 어렸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음아교육을 위하여 손수 작곡한 악보에 예쁜 꽃그림으로 장식해서 그림책으로 만들어 그녀에게 주었던 유품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녀의 순수하고 낙천적인 성격과 다감하고 예민한 음악의 감수성은 그렇게 길러진것이 겠지요.

바렌보임과 결혼했을때 그녀는 이스라엘로 신혼 여행을 떠났지요. 그때는 이스라엘의 욤 키프르 전쟁(6일전쟁)이 치러지던 시기입니다. 그는 남편인 바렌보임과 함께 남편의 나라인 이스라엘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이되고자 했지요.

글 소개 http://blog.hani.co.kr/queen314/35383

 
  queen314 2010/06/28 01:13
  그런 뒤프레에게 바렌보임은 그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힘이되기를 거부했습니다. 바렌보임과 그의 부모들은 뒤프레가 승승장구할 때 살갑게 굴었지만 그녀가 병에 들었을 때 벽을 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사람을 그의 출신이나 인종의 편견으로 대하는 것을 거부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이스라엘에 있을 때 받은 유태인의 인상도 그랬습니다.
마음이 통한 것으로 느껴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벽을 느끼게 하는 그들의 성격 말이죠.

한때 이스라엘에서 좋은 조건의 잡을 포기한 이유도 집사람의 만류도 있었지만 이스라엘인들의 사람의 골을 빼는 그 무엇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녀가 John Barbirolli 경이 지휘하는 BBC Symphony Orchestra 와 함께 연주한 Elgar 를 한번 들어 보시죠

Elgar Cello Concerto (I. Adagio - Moderato)

http://www.youtube.com/watch?v=zkT_Ik_KU6c

Orchestra: BBC Symphony Orchestra
Conductor: John Barbirolli
Composer: Edward Elgar
Cellist: Jacqueline du Pre

Gerald Moore 와 함께 연주한 du Pre 특유의 개성있고 절제된 음악적 감수성의 드러나는 Kol nidrei 도 명연입니다.

Max Bruch Kol nidrei Op. 47

http://www.youtube.com/watch?v=kfSMVPJg35A

Jacqueline du Pre
Gerald Moore (piano)

 
  merlin 2010/06/28 08:32
  개인적으로는 John Barbirolli 경과 함께한 연주가 더 좋았습니다.
참 비장한 느낌을 주는 곡이지요?

뒤 프레가 활동할 당시 유난히 유태계 음악인들이 많았지요.
바렌보임이 유태인으로서의 한계를 넘기 위해 그녀와의 결혼을 이용했다는 얘기에 당시 어린 맘에도 꽤 화가 났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내가 일정이 없을 때는 자신이 연습하는 현장에 꼭 불러 보게하고 자신과의 협연에 많이 끌어들여 뒤프레는 그 모든 요구를 들어주느라 쉴 시간을 전혀 가질 수 없었다고 하네요.
결혼도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응원한다고 뒤 프레를 데리고 이스라엘에 갔다가 즉흥적으로 했다고 합니다. 웨딩드레스를 제대로 갖추기 힘들어 애를 먹었다고 하네요.

에너지가 충만하고 어린아이같은 단순하고 낙천적인 성품을 지녔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에너지를 몽땅 바렌보임을 위해 써버린 것 같아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습니다.
말씀대로 유태인들에게는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어쩌다 한 번씩 첼로를 볼때면 불타는 듯한 실루엣이 떠오르곤 했는데 책으로 읽게 되어 반갑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queen314 2010/06/28 13:49
  음악계는 지금도 유태계가 절반을 넘습니다.
유태인에게 도전하는 민족은 한국인 밖에 없다고 하네요.
지금 줄리어드의 인터내셔날 학생의 절반 이상... 커티스 의 경우는 절반....이 한국 유학생과 한국 이민 학생이니까요....

기성 음악인도.... 유태인을 제외하면.... 일본 다음에 한국이에요..
점차 일본인 파워맨들은 줄어들고 있고요. ㅤㅁㅝㅆ보다 인제는 더 이상 미국 유학을 많이 안오니까....

또 이민 2세 도 있고요.

중국인들의 기세가 무서운데.....
중국이 우릴 추월하려나 ? 
  대갈마왕 2010/06/28 09:17
  전혀 누군지 모르는 분이지만...
그분의 인생이 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분명 스스로 인생의 장애물들을 헤쳐나가며 더 보람찬 인생을 마감할 수 있었을 텐데말입니다. 매우 강한 여성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무장공비 2010/06/28 21:42
  저도 마왕님과 같은 심정입니다. 
  merlin 2010/06/29 21:10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역할에 참 마음 무거웠습니다. 
  merlin 2010/06/28 15:10
  예, 맞는 말씀이예요.
음악말고 그냥 인생에서 자신의 자릴 좀 더 확고하게 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어요. 스스로도 첼로 외에 자신에게 뭐가 있는 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queen314 2010/06/28 12:40
  그병이 워낙 안좋은 병입니다. neuro-muscular dystrophy !
Stephen Hawking 도 같은 병이였지요.

======== http://blog.hani.co.kr/queen314/35383 발췌 ========

Jacqueline du Pre (http://en.wikipedia.org/wiki/Jacqueline_du_Pre ) 는 한창 그녀의 명성이 올라갈 무렵 근위축증 (Muscular dystrophy) 이라는 병을 앓게 되었지요.

이병은 근육에 붙어있는 신경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호 전달이 안되어 생기는 병이고 근육이 점차 마비되어 가늘어지고 힘을 잃어가게 됩니다. 병이 진행되면 손발을 못쓰게 되고 근육이 균형을 잃어 몸이 뒤틀리게 되며, 입을 움직이는 근육이 위축되면 말도 못하고 음식을 삼키지도 못하게 되어 나중에는 호흡조차 못하게 되어 죽게되는 .. 왜 생기는지 원인도 모르고, 치료할 방법도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무서운 희귀병입니다. 
  대갈마왕 2010/06/28 16:03
  원인도 모르는 병이라... 왜 그런게 존재하는지 신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리타산 2010/06/28 10:56
 
얼마전에 일본 위성방송에서 그녀의 다큐를 봤습니다.
영국에서는 드라마 제작도 되었죠.
그녀와 같은 병의 환자들을 위한 무슨 재단이 있던데...
저는 듀프레라는 이름이라서 프랑스? 했다지요.처음엔.

아마도 영국의 일반 묘지에 못 들어 갔지 싶어요.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했을 때...
추모로 온통 영국이 들썩거렸지만 하이버리에 있는 가족묘에 못 들어
가더군요... 그런 나라입니다. 영국이.^ㅇ^


 
  merlin 2010/06/28 15:16
  성은 프랑스 식이지요?
<힐러리와 재키> 라는 드라마는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영어자막으로 되어있어 천천히 해석해가면서 봐야해서 아직 못 보고 있습니다. 자클린느 모습을 왜곡했다해서 친구들에게 항의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병든 후에 그리고 세상을 떠난 후에도 부모, 남편 모두 외면해버려 언젠가 찾아본 묘지 사진이 더욱 쓸쓸해보였습니다.
바렌보임에겐 그 매정함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더군요. 
  queen314 2010/06/28 13:09
  그녀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태교로 개종하였습니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할 때 그랬지요.

1987년 10월 19일 런던에서 숨졌습니다. 장례식은 유태교식으로 치러지고....Golders Green 의 유태인 묘지에 묻혔지요.
http://www.flickr.com/photos/44559798@N00/2959118086/

 
  merlin 2010/06/28 15:22
  사진이 열리지 않아 다시 붙입니다.

http://www.jose-sanchez-penzo.net/jdupre.html 
  청학동처녀 2010/06/28 16:37
  자클린 뒤 프레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첼로 연주자입니다.
뒤 프레의 이 연주를 들으면 그냥 가슴이 아프고 저립니다.

 
  merlin 2010/06/28 20:45
  청처녀님도 좋아하시네요.
전 연주는그 당시 들어보지 못했었고 그냥 그녀의 모습과 삶에 마음이 갔던 터라 나중에야 들어보고는 참 감동받았습니다.
 
  queen314 2010/06/28 23:03
  청처녀님 가슴 아프게 해드리는 게....또 있을 겁니다.
서른셋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진 디누 리빠띠.....

그보다 피아노를 잘치거나 같은 수준의 피아니스트는 아마 여럿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보다 음악적 감수성이 넘치는 연주를 잘 하는 피아니스트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사람역시 클라라 하스킬과 더불어 우리 작은 아들이 미치게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지요.

Dinu Lipatti - J S Bach corale prelude bwv 639
http://www.youtube.com/watch?v=-fhqqxEQRRY

Dinu Lipatti - J. S. Bach sonata nr 2 BWV 1031
http://www.youtube.com/watch?v=EwUIJGqh3O4

아기인 Dinu Lipatti 가 그의 대부 Georges Enescu (Romanian composer and violinist) 로 부터 음악적 기를 전해 받는 사진....

http://www.lipatti-haskil-foundation.com/img/dl/enescublessing-400.jpg

귀엽죠 ?
 
  디페쉬모드 2010/06/28 19:23
  불치병에 걸린 천재들이 의외로 많군요,,,그냥 슬프네요-- 
  merlin 2010/06/28 20:52
  어린 마음에 참 안타깝고 괜히 억울했었습니다.
칙칙한 사람이면 좀 나았을(?)텐데 정말 햇살같은 사람이라서요.
억지로라도 밝게 지내다가 그것조차도 힘들어졋을 때는 "어떻게 삶을 견디지요?"라고 되묻곤 했다네요. 
  바다와섬 2010/06/28 20:45
  저는 몰랐던 사람이지만 연주가 정말 굉장해요!
근육이 마비되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천재들의 삶은 항상 비극적인건지..? 
  merlin 2010/06/28 21:02
  첼로가 저 정도로 비장한 소릴 낼 수 있구나 했습니다.
본인은 그래도 난 아주 젊었을 때 사람들의 환호를 들었으니 그리 억울하지 않다고 의연하게 자신을 위로하기도 했답니다. 
  토끼뿔 2010/06/28 21:32
  자동으로 줄리앤드류스의 영화 "듀엣포원"이 생각나네요.
친구 한명은 기타리스트인데 손가락이 경련으로 말을 안들어서 포기했어요.
친구가 그렇다니까 처음으로 그 고통이 어떤 건지 조금 더 간절하게 이해가 되더군요.
다른 친구는 만화가인데 시력을 잃었구요.
자신의 재능을 사용할 수 없게하는 질병은 정말 어떤 것보다 더 커다란 고통이겠구나 짐작은 할 수 있지만 내가 같은 경우가 되지 않는한은 절대로 모르겠지...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merlin 2010/06/28 22:04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지금 찾아봤더니 80년대 영화네요.

생면부지 토끼뿔님 친구분들 얘기인데 제 가슴이 저릿합니다.
자신의 전부를 빼앗기는 것이나 다름없을텐데.
삶이 때때로는 참 혹독합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면 인간의 존엄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편력기사 2010/06/29 20:07
  아, 이런.... 다들 음악에 조예가 이렇게 깊은지.. 몰랐습니다.^^ 저는 이름도 처음들어 보는 것 같아서 맨처음 화가인줄 알았다는,...^^
멜린님 이번에는 라이브 음악으로 춤춥니다.^^ 
  merlin 2010/06/29 21:09
  어! 반가운 소식이네요.
지난 번 공연때 참 아쉬웠는데 좋으시겠습니다.
그동안 여러나라 다녀오셨던데 자꾸 바빠지시니 좋은 현상이지요?
축하드립니다.^^ 
  부추꽃청 2010/07/03 05:53
  어느날 불쑥 내게 말을 거신다면... 웃을 꺼여윰.
님... 초록이 짙은디... 오늘은, 뭐 하실규?
저는... 상상하며 웃어볼랍니다.
음악이 있으면... 끝없이 펼쳐져윰.
아직 덜자란 두뇌에 감사하며...하루를 보내렵니다. 
  merlin 2010/07/03 09:43
  그럼 저도 같이 웃지요.
그리고는
꽃청님하고 그냥 걷자하면~~~ 너무 더울까유?

전 어쩜 좋아유~~ 머릿통이 자꾸 퇴화하고 있으니.ㅠ.ㅠ 
  미시건돌이 2010/07/04 03:51
  제가 아들 태어나던 해, 2000년도에 갑상선 이상으로 갑자기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이 생겼었는데요.. 이 첼리스트의 병이 아닌가..
하고 나름 고민했었던 기억이.. ㅎㅎ
다행히 저는치료받고 그 이후 별 탈없이 잘 살고 있답니다.
세계적인 연주자 안되어도 좋으니 그저 건강하기만을 기도하며
살고 있지요. ^^ 
  merlin 2010/07/04 09:26
  갑상선 이상인데 다리에 증상이 오기도 하는군요.
많이 고민하셨겠습니다. 별 탈 없으셔서 다행이예요.^^

누구에게나 병은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저렇게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의 경우 참 억울하다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뒤 프레는 이 병명을 알아내지 못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터라 오히려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합니다. 
  스테파노 2010/07/22 00:49
  언젠가 유레카의 함석진 논설위원이 쓴 글에서 똑같은 영상을 본적이 있습니다.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연주를 하는 듯 하다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저의 다음 댓글을 단 분은 그녀가 그녀의 동생 남편과 몰래 동거했었다면서 부부문제는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그것은 병든 아내를 나태해졌다며 몰아세웠던 다니엘 바렌보임의 삭막함 때문이었다고 생각이됩니다.
함석진 논설위원의 글에서 바렌보임이 명예 팔레스타인이 됐다는 이야기와 음악 조련사로 불렸던 그가 혹독함 보다는 감성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끝맺음을 했습니다. 칼럼 말마따나 아내의 죽음이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는지도 모르리라고 생각됩니다. 
  merlin 2010/07/22 10:37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안타까왔던 것은 저런 놀라운 재능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 왜 좀 더 강한 자아를 가지지 못했는가 였습니다. 바렌보임이 어떤 인간이었든 자신을 제대로 세울 수 있었다면 좀 다른 사랑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불치병에 대한 반응 조차 '남편에게 지적당했던 게으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니~~
바렌보임의 변신은 진심으로 받으들이기 힘들더구만요. 권력의 세계에서 내보이는 색깔엔 그리 믿음이 가질 않아서요. 그러기엔 너무 잔인한 인간이었습니다. 
  스테파노 2010/07/22 22:36
  사랑은 마음을 멀게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눈이 머는 것은 괜찮지만 마음이 멀게 되면, 정말 보는 것은 고사하고 백지 같은 머리가 됩니다.
저도 한 때 사랑에 멀어 사랑하는 이의 눈 빛 한 번이 얼마나 간절한지 경험해 본 사람으로써 뒤프레의 마음과 순종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필요없죠.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미안한 것이고 죄인이니까요. 
  merlin 2010/07/23 15:44
  ㅠ.ㅠ
눈 멀어 본 적이 없나봐요. 저는.

사랑에 맹목적이 되는 것도 사람이 겪어볼 만한 행복이겠지요. 그럼에도 댓가가 너무 아프고 쓰라리네요. 
  제비꽃 2011/03/13 15:33
  좋은 연주 잘듣고 갑니다.

새로운 지식도 얻어가구요...^^
 
  merlin 2011/03/13 22:57
  안녕하세요^^ 제비꽃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참 좋네요.
들러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