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끝을 못 본 ㅇㅇ

merlyn 2010. 5. 11. 10:26
어제 저녁 남편이랑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셨다.
가게 앞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 앉아 캔맥주와 감자칩이나 납짝 오징어 먹는 게 남편이 아주 즐거워하는 일 중 하나다. 편의점을 잘 고르면 비용에서야 물론이고 환경에서도 어지간한 맥주집보다 훨 나은 경우가 꽤 있다.
 
남편:  빠리 노천카페가 별거가~~ 똑같구만. 
나: 그럼 빠리에선 왜 노천카페 안 가는 건대?
 
글이 다른 곳으로 간다. 다시~~
편의점 바로 옆에 분식점이 있었는데 거기서 두살 정도되는 아기와 아빠가 나왔다.
엄마는 안에서 계산을 하는 지 둘이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그 짧은 다리로 이리저리 왔다갔다~~
그러니 아빠도 저리이리 갔다왔다~
그러다 갑자기 아기가 섰다. 그리고 가만있는다.
애가 가만있으면?????   그건 당연히 사고치는 거! 
오호~~ 지켜보자니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면서 볼이 부풀어 힘이 들어가더니 조그만 두 주먹을 꽉 쥔다.
잠시 풀고 다시 시작!
크크크크크~~
똥싼다.
 
계속 그러고 있는 데 아빠는 가게에서 나온 엄마랑 얘기를 하느라 못 봤다.
가자고 애 손을 잡으니 당연히 휙~ 뿌리친다.
다시 끄응~~ 시작!
아기가 손을 자꾸 뿌리치니까 아빠가 덥썩 아기를 안아 올렸다.
푸하하~~~

저만치 가는 그 가족을 보면서 한참 깔깔대며 웃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성공했을까 못했을까?
성공했다면 가다가 아빠가 알아차렸겠지?
실패했다면? 에구 불쌍해라.
끝내지 못한 그것만큼 답답한 것도 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