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lyn 2011. 3. 9. 23:31


근육이 아플 땐 진통제 먹는 게 편치가 않다.
머리를 속이는 거 같아서.
진통제를 먹는다고 아픈 근육이 낫는 건 아닐테고
그냥 아픈 걸 아는 머리를 잠깐 속이는 거니까.
 
지난 번에 눈길에 자전거 타다가 긴장성 근육통인가 뭔가로 많이 아팠을 때
의사는 진통제 주사 한 방 맞으면 훨 편할 거라 했지만 '참을래요' 하고 그냥 왔었다.
내가 못 느끼는 거지, 허리랑 뱃속 근육은 그냥 아프고 있는 거잖아.
 
이번에도 5일 치 약을 받았는데 먹기가 싫어 그냥 하루만 먹고 말았다.
그랬더니 움직일 때마다 아야~~ 아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먹기 싫다.
진통제로 아픈 걸 모르게 되면 아픈 근육을 맘 놓고 더 쓰게 될테고 그럼 걔는 더 아플테고.
 
단 두통은 예외.
이건 머리가 아픈 거니까.
머리가 아픈 걸 머리가 모르게 하는 건 괜찮은 거 같다.
그래서 어리가 아프면 냉큼 진통제 집어 먹는다.
 
 






megumi 2011/03/10 00:13
  저도 두통에만 주저하지 않고 약 먹어요.. 타이레놀 ㅋ
그 외엔 미련하다는 소리 들어가며 참는데 ㅋㅋ

에구구 >0< 빨리 나으세요!!!
merlin 2011/03/10 20:28
  ㅋㅋ
우리는 미련이파!
덕분에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요.
얼굴 멍이 빨리 없어져야 놀러나갈텐데~~ㅠ.ㅠ
걸♡ 2011/03/10 00:54
  굳이 머리를 '속인다'고 생각하시기보단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머리를 좀 '달래준다'고 생각하시믄
좀 낫지 않으시까...하는 생각이...^^


모쪼록 빠른 쾌유(동어반복을 통한 강조!)를 빌어요. +_+

merlin 2011/03/10 20:31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막 아프다가 약 먹고 멀쩡해지면 혼자 아프고 있을 근육한테 괜히 미안해져요.
따따불로 고맙습니다.^^
조달똥 2011/03/10 01:13
  진통제로 아픈 걸 모르게 되면
아픈 근육을 맘 놓고 더 쓰게 될테고
그럼 걔는 더 아플테고.....

어른을 위한 동시? ㅎ
조달똥 2011/03/10 01:15
  혹시, 진통제전문 약사ㅂ니꺼?
merlin 2011/03/10 20:34
  아이구 전문 뭐나 되면 이러고 있을까바예.
약 먹기 싫으니 오만핑게 다 끌어다 붙인겁니다.ㅎㅎ
디페쉬모드 2011/03/10 03:20
  제가 좀 그래요,,평소 체력만 믿고 어딘가 아픈 기색이 있음 어떻게 약을 먹던가 해서 초기에 잡아야되는 데 좀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죠.

그러다가 약을 먹으면 약에 대한 내성이 없어서 그런지 약빨이 너무 잘들어 병은 나아도 약에 취하기도 합니다.

많이 좋아지셨죠?
merlin 2011/03/10 20:36
  하긴 디페쉬모드님이 좀 아프다고 약 꼬박꼬박 챙겨드심 비주얼이 좀 떨어질 것 같습니다.
ㅋㅋㅋ
예, 덕분에 많이 나았답니다. 자꾸 걱정끼쳐드려 면목이 없습니다.^^
호주돌팔이 2011/03/10 08:21
  통증은 빨리 진정시켜야지, 안 그럼 몸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서 회복에 장애가 됩니다.
merlin 2011/03/10 20:39
  윽! 딱 걸렸다!
진통제가 그런 역할도 하네요.
담부턴 의사샘 말씀 잘 듣겠습니다.
그런데 호돌이님, 의사선생님 톤으로 말씀하시니 좀 무서버요~~ ㅠ.ㅠ
호주돌팔이 2011/03/11 07:02
  글쎄... 별로 그런 투로 말한게 아닌디요...?

어쨌든, 의사라는 직업이 사실 (합법적인) 권력과 폭력을 갖추긴 했죠.
폭력요?
막 칼질하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외과 의사들이 그 "칼잡이 곤조"가 좀 있슴다.
merlin 2011/03/11 20:50
  칼질! ㅋㅋㅋ
약간의 칼있으마도 있어야겠어요.
가볍게든 무겁게든 목숨을 맞기는 건데 오히려 환자가 안심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저도 바로 꺠갱~~ 하잖습니까)
외과 의사 와이프들 고단하다는 얘긴 들었습니다. 칼 드는 날은 그냥 조용조용 산다하더군요.
문지방여인 2011/03/10 09:23
  저는 진통제의 남용은 반대하지만 적절한 사용을 권장하는 사람입니다.
통증이라는 놈은 정신까지, 생활의 질까지 피폐하게 만들거든요.

(제가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라 통증에 일가견이 있어, 아는 척 좀 해봤습니다.^^)
merlin 2011/03/10 20:43
  류마티스관절염 있으시면 많이 아프실텐데.
정말 어디가 아프면 아픈 것도 문제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전 편두통 때문에 종종 먹거든요. 아마 그것 땜에 캥겨서 이럴 때 안 먹으려고 그러나봐요.
아프지 마세요.^^
호주돌팔이 2011/03/11 06:58
  문지방여인님 말씀 맞죠...
그래서 장기 통증 (chronic pain)은 심리 치료사, 물리 치료사 등등 여러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merlin 2011/03/11 21:53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나요?
아픈 거엔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정말 필요할 듯 한데.
나리타산 2011/03/10 10:54
  블로그 주인만 글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 없음 생활이 안됩니다.ㅎ
애들 둘 델꼬 여기저기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생활이다 보니.

아프지 마세요. 건강하세요. 얼릉 나으세요... ^ㅇ^
merlin 2011/03/10 20:49
  ㅠ.ㅠ 저도 그랬답니다.
무진장 고생했어요.
교생실습 나가던 첫날 그것 때문에 중간에 국립병원인가 하는 정거장에 내려서
지 발로 병원에 들어가 약 좀 주세요~~ 하는 해프닝을 ㅠ.ㅠ

그게 마음이 바쁘면 더 힘든 건 확실한 거 같습니다.
얼른 세월이 흘러야~~~ 님도 아프지 마셔요.
醉~ 2011/03/10 10:57
 
속고 속이면서 싹 트는 프렌쉽,베이비~ 씨익~

별 희안한 생각을 다 하신다. ㅋㅋㅋ
그리고...

정말 생각이 많으시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취~로서는 얼마간 경이롭기까지...

;)

merlin 2011/03/10 20:55
  속고 속이는 프렌쉽? 싫어욧!

남편이 그래요.
사는 데 도움되는 생각은 하나도 안 하면서 쓰잘떼기 없는 건 무진장 머릿속에 많이 넣고 다닌다고.
그러니 자빠지고 미끌어지고 그러잖아요. 한심해~~~~
醉~ 2011/03/10 23:58
 
글쎄요...

살아가면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죽을 때라면 생각이 바뀔 것 같아요.

사는데 쓰잘떼기 없는 생각이란게 실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또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이 나한텐 얼마나 필요했던 사람인지...

;)

취~의 기준이란게 항상 마지막에 맞춰져 있어서리 이딴 생각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醉~ 2011/03/11 00:01
 
아, 그런데 살아가면서는 취~도 남편분과 다를 바 없어요.

아니, 그 정도면 다행이게.
오히려 속물 중에 상속물이 바로 취~
그리고..
그걸 항상 인정해요.

그것도...
부정하려니까 이래저래 불편한게 많아서서.. 그냥..
속물의 한 사는 방식.

;)

merlin 2011/03/11 21:51
  무쉰~~ 귀하고 소중하긴요.
취님은 뭔 엉뚱한 소릴하고 그래요.
잘 나가다가도 생뚱맞은 짓하고 다닌다는 말이예요.
제가 무슨 별나라 요정나라에서 사는 것도 아니구~~
취님도 저도 요만한 세상에서 안간힘을 쓰며 사는 거라우~~ ㅎㅎ
들국화예요 2011/03/10 13:56
  그래도 넘 힘들면 진통제 한 알 씩은 드세요~

몸이 아프면 매사에 힘이 들고 신경도 예민해지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merlin 2011/03/10 21:00
  머리 아플 땐 얼른 먹으면서 다른 거엔 왜 이리 꾀를 부리는 지 모르겠어요.
말씀대로 힘이 부치니 일도 하기 싫고 처지고 그러네요.
저녁엔 먹어야지, 밤마다 잠자면서 에구구구~~ ㅋㅋ 할머니 같아요.ㅎㅎㅎ
바다와섬 2011/03/11 18:29
  ㅎㅎ 머리가 아픈걸 머리가 모르게 하는건 괜찮다 ㅋㅋㅋ
저도 속이는게 싫어 참다가 자기 전에는 진통제를 먹어요. 잠은 잘 자야 하기 때문에.. 잘 자야 근육이 밤새 회복하지 않겠냐 싶어서요 ㅎㅎ
merlin 2011/03/11 21:13
  맞아요,
어젠 저도 밤에 약 먹고 잤답니다.
왼쪽 가슴을 박았더니 오른쪽으로만 자야 하는 데 어찌나 힘든지 끙끙거리니까 남편도 못자고.
그냥 의사샘 말이라도 잘 들음 될것을 꼭 이리 미련한 짓을 해요.ㅎㅎ
근데 속는 건 진짜 싫어요. 그죠?
무장공비 2011/03/12 10:42
  이글을 읽으면서 킥킥 웃으며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누님은 아프다는데... 웃으면 안되는데...
근육을 안속이기 위해서 머리에 고문을 가하고 계신겁니다 ㅎㅎ
빨리 완쾌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merlin 2011/03/12 15:11
  그리 말씀하시니 갑자기 제 머리가 가여워서~~~
ㅋㅋㅋ
그러니까 그냥 얌전히 의사샘이 하라시는 대로 약이나 먹었으면 될 것을
쓸데없이 잔머리나 굴리고 있으니 몸도 머리도 고생하는 거지요.
여러가지 고맙습니다.^^
토끼뿔 2011/03/12 23:07
  전 호돌님 말씀에 한표^^
몸을 괴롭힌다고 상황이 더 나아지는게 아니라면 얼른 몸을 편하게 해주세요.
merlin 2011/03/13 00:23
  토끼뿔님을 보니 반갑네요.
일본 쪽으로 얼굴만 돌려도 가슴이 아파요.

그냥 아프면 병원가고 약 먹으라 하면 먹고~ 이래야 하느데 괜히 잔머리 굴리면서 요생각 저생각.
그래서 머리가 안 되면 몸이 고생한다 하나봅니다.
앞으론 하라는 대로 잘 하기로 했습니다.ㅎㅎ
토끼뿔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호주돌팔이 2011/03/13 07:42
  토끼뿔님 캄사...

문지방여인님도 그렇고 아픔을 많이 겪으시는 분들의 의견이 비슷하죠?

어떻게 보면 의사란 직업은 이렇게 모인 자료, 경험을 전해주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환자의 경험, 의사의 경험, 임상의 경험....등등.
merlin 2011/03/13 14:00
  아픈 건 자랑하라는 옛말이 맞기도 하네요.
'카더라' 치료법이 난무하는 부작용이 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누구에게 들었나?
사람하고 얘기나누는 걸 싫어하거든 의사 하지마라 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환자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설명 해주는 의사샘은 참 고맙지요.^^
은가비 2011/03/14 00:50
  저는 두통약도 잘 안 먹어요.

심하다 싶으면 먹기 싫어도 먹어주는게 빨리 낫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몸이 편해야 마음이 편하니 먹기 싫어도 마음 생각하셔서 먹어 주시길...^^
merlin 2011/03/14 09:17
  몸이 편해야 마음이 편하다~~ 정말 맞는 말인데
공연히 힘빼면서 미련을 부린답니다.
그런데 은가비님은 두통에도 약을 잘 안드신다니 ㅋㅋ 저도다 쎄십니다.^^
좋은말 2011/03/14 01:39
  저도 진통제는 꺼리는데, 두통은 참을 수가 없어서 꼭 먹게 되더군요.
가끔 두통이 생길까 두려워서 두통약을 꼭 가지고 다니기도 해요.
살다보니 머리아픈 일이 왜이렇게 많이 생기죠?...
merlin 2011/03/14 09:20
  저도 가방 속에 진통제는 넣어다녀요.
다른 건 참겠는데 두통은 정말 힘들고 어지간해선 그냥 낫지도 않고.

잘 지내시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이리 뵙게(?) 되니 진짜 반갑습니다.^^
어제 뉴스보는데 속이 막 아프내요. 머리도 쩌릿쩌릿하고. 제발 더 이상 별 일 없어야지요.